택배기사의 악행과 선…저승의 저울은 어디로 기울까
2024년 09월 03일(화) 22:10
타악그룹 얼쑤 ‘저승에서 살아온 자’ 7일 광산문예회관

얼쑤 단원들이 ‘저승에서 살아온 자’ 공연을 연습하는 모습. <타악그룹 얼쑤 제공>

“꼬끼오~!” 저승의 시간을 알리는 ‘저승 닭’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망자들의 죄를 가늠해 윤회와 전생을 결정하는 염라대왕과 저승사자들은 오늘도 심판에 열중이다. 어수선한 이승의 모습에 염라대왕은 하루하루 심기가 불편하기만 하다.

오늘 재판할 망자는 택배기사 ‘김명식’. 그는 택배를 배송하던 중 과로사해 저승에 들어선다. ‘가족’, ‘택배’, ‘고객’, ‘김명식’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속행되는 저승 재판은 삶의 의미와 선악, 죽음 이후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광산문화예술회관 상주단체 얼쑤(대표 고창길)가 창작 초연 ‘저승에서 살아온 자’를 오는 7일 오후 5시 광산문예회관에서 펼친다. 전통타악과 국악, EDM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해 저승을 유쾌하고 재밌는 퍼포먼스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작중 김명식(이태영 분)은 택배를 받아드는 고객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며 만족감을 느낀다. 그러나 무거운 물건을 여러 개 배달시키거나 유통기한이 넘은 음식을 권유하는 등 다양한 ‘진상 고객’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루하루 지쳐가던 그는 어느 날 물건을 문 앞에 가져다 놓고 배달 인증사진을 전송한 뒤, 다시 물건을 그대로 가져가는 악행을 저지른다. 그에게 염라대왕(함승우)과 저승사자(황인상 등)들이 내릴 ‘판결’은 무엇일까.

얼쑤 고창길 대표는 “저승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뤘지만 유쾌한 타악과 EDM을 결합해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며 “그동안 시도해 보지 않았던 다양한 작품을 창작해 앞으로도 지역민에게 선보일 예정이다”고 했다.

무료 공연. 광산문예회관 홈페이지 예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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