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어 개업한 고령층 영세 자영업의 위기
2024년 08월 30일(금) 00:00
불황의 장기화로 자영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타지역에 비해 내수시장의 펀더멘탈이 약한 광주·전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극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일자리가 적다 보니 자영업의 고령층 비율이 높고,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하는 비율도 역시 최고 수준이다. 더불어 영세하다 보니 1인 자영업도 전국 평균치를 웃돌 뿐만 아니라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폐업도 못한 채 버티는 이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시의 자영업자 폐업공제금 수령 건수는 2019년 1880건에서 4년 만인 2023년 3010건으로 60% 이상 증가했으며, 전남은 같은 기간 1380건에서 1980건으로 115.4%로 급증했다. 광역시와 광역도의 평균 수령 건수가 각각 45%, 56%였던 점에 비춰보면 광주·전남의 폐업 증가는 열악한 지역 경제의 실상으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건비를 줄이고 적은 비용으로 개업하려는 창업자들이 많아지면서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가 광주는 10만 3000명, 전남은 26만 8000명에 달하며, 그것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남은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 비중이 52.7%로 광역 도단위 평균 38.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같이 광주·전남 자영업자들은 이윤 창출형이라기보다는 생계형, 오히려 적자형에 가까운 탓에 그들의 부채는 4년여 만에 60%나 늘었다.

광주·전남지역 자영업자들은 60세 이상 고령이거나 1인 자영업자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직업으로서 자영업을 택한 사람들은 소수이고, 대다수가 일자리를 못 찾아 또는 생계상 개업을 택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기업들과 협의해 고령층의 고용을 끌어 올려, 고령 창업을 줄이고 내수시장을 키워야 할 때이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