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영원한 오빠, 남진’ 영화로 만나다
2024년 08월 25일(일) 20:10 가가
다큐멘터리 ‘오빠, 남진’ 서울서 시사회 성료…9월 4일 개봉
“가수로서의 인생 잘 마무리 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사랑 보답”
“가수로서의 인생 잘 마무리 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사랑 보답”
남진은 ‘오빠’라는 호칭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 ‘오빠 부대’의 원조였다. 내년이면 만 80살이지만 남진은 여전히 오빠로 불린다.
아마도 세월이 흘러 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오빠’로 불릴 듯하다. ‘한 번 오빠는 영원한 오빠’인 것은 남진이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인 해병대 출신이기 때문일 터다.
목포 출신 가수 남진을 모티브로 한 다큐 영화 ‘오빠, 남진’(감독 정인성)의 시사회가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한 영화관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작품 정식 개봉은 오는 9월 4일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그의 노래인생을 책으로 엮은 ‘오빠, 남진’(상상출판)이 발간된 바 있다. ‘원조 오빠에서 영원한 오빠로’라는 수사가 말해주듯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가수 남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시사회에 참석한 남진은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 시절 팬들이었던 10대들은 어느덧 60대, 70대, 80대가 됐다”며 “저를 아껴주고 성원해준 팬들에게 ‘괜찮은 모습으로 사라져가는 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다큐멘터리는 내년이면 데뷔 만 60주년을 맞는 남진의 인생을 중심으로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의 시간을 톺아본다. 지난 65년 데뷔해 두 세대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아마도 ‘귄’으로 대변되는 전라도 정서와 소탈함, 성실성에서 비롯됐을 것 같다.
히트곡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가운데 ‘가슴 아프게’, ‘님과 함께’, ‘너와 나’, ‘미워도 다시 한 번’, ‘둥지’, ‘빈 잔’ 등 많은 곡들이 세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는다.
남진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60년이라는 시간이 존재했고 오늘 이 자리가 있는 것 같다”며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수로서의 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다큐는 남진의 히트곡을 들려주는 한편 그의 인생 여정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중간중간 인터뷰를 통해 그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지인에게 말하듯 친근하게 들려준다.
그의 가수 인생에는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사가 녹아 있다. ‘우리 대중음악의 고전’이라 평가받는 것은 대중음악의 100년사와 격동의 현대사가 교차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편으로 대중음악이라는 장르를 넘어 남진은 소외의 대명사였던 호남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군사독재 시절 핍박과 설움을 당해야했던 지역민들에게 남진은 그 자체로 위로를 주는 대상이었다. 정치에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면, 대중문화예술계에서는 남진이 스타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의 연예계 데뷔는 스무살이던 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음반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그는 닐 세타카, 엘비스 프레슬리, 폴 앵카 등 당대 팝스타를 벤치마킹한 창법으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호남형의 외모에 굵직한 저음, 좌중을 사로잡는 매너는 ‘오빠, 남진’의 전성시대가 쉽게 저물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다큐에는 남진이 제작진으로부터 ‘남진의 마지막 무대는 언제인가’라고 질문을 받는 장면이 있다. 이에 그는 “오늘은 아니다. 그건 확실하다”고 말하며 ‘오빠는 아직 살아 있다’를 부른다.
낙천적인 성격에 구수한 입담은 ‘정 많은’ 전라도 남자를 연상케 한다. 영화에는 쟈니 리를 비롯해 설운도, 백일섭, 김창숙 등 함께 활동했던 연예인들 외에도 장윤정, 장민호, 송가인 등 후배 가수의 인터뷰도 담겨 있다.
설운도는 “무명의 나를 살린 은인이자 롤모델”, 장윤정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선구자”, 박현빈은 “남자가 봐도 정말 멋진 상남자”라고 앞서 발간된 책에서 평한 바 있다.
영화는 ‘남진’이라는 렌즈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편, 대중음악이라는 역사를 매개로 가수 남진의 60년 노래 인생을 보여준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아마도 세월이 흘러 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오빠’로 불릴 듯하다. ‘한 번 오빠는 영원한 오빠’인 것은 남진이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인 해병대 출신이기 때문일 터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그의 노래인생을 책으로 엮은 ‘오빠, 남진’(상상출판)이 발간된 바 있다. ‘원조 오빠에서 영원한 오빠로’라는 수사가 말해주듯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가수 남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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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빠, 남진’.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
히트곡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가운데 ‘가슴 아프게’, ‘님과 함께’, ‘너와 나’, ‘미워도 다시 한 번’, ‘둥지’, ‘빈 잔’ 등 많은 곡들이 세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는다.
남진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60년이라는 시간이 존재했고 오늘 이 자리가 있는 것 같다”며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수로서의 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다큐는 남진의 히트곡을 들려주는 한편 그의 인생 여정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중간중간 인터뷰를 통해 그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지인에게 말하듯 친근하게 들려준다.
그의 가수 인생에는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사가 녹아 있다. ‘우리 대중음악의 고전’이라 평가받는 것은 대중음악의 100년사와 격동의 현대사가 교차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편으로 대중음악이라는 장르를 넘어 남진은 소외의 대명사였던 호남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군사독재 시절 핍박과 설움을 당해야했던 지역민들에게 남진은 그 자체로 위로를 주는 대상이었다. 정치에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면, 대중문화예술계에서는 남진이 스타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의 연예계 데뷔는 스무살이던 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음반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그는 닐 세타카, 엘비스 프레슬리, 폴 앵카 등 당대 팝스타를 벤치마킹한 창법으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호남형의 외모에 굵직한 저음, 좌중을 사로잡는 매너는 ‘오빠, 남진’의 전성시대가 쉽게 저물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다큐에는 남진이 제작진으로부터 ‘남진의 마지막 무대는 언제인가’라고 질문을 받는 장면이 있다. 이에 그는 “오늘은 아니다. 그건 확실하다”고 말하며 ‘오빠는 아직 살아 있다’를 부른다.
낙천적인 성격에 구수한 입담은 ‘정 많은’ 전라도 남자를 연상케 한다. 영화에는 쟈니 리를 비롯해 설운도, 백일섭, 김창숙 등 함께 활동했던 연예인들 외에도 장윤정, 장민호, 송가인 등 후배 가수의 인터뷰도 담겨 있다.
설운도는 “무명의 나를 살린 은인이자 롤모델”, 장윤정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선구자”, 박현빈은 “남자가 봐도 정말 멋진 상남자”라고 앞서 발간된 책에서 평한 바 있다.
영화는 ‘남진’이라는 렌즈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편, 대중음악이라는 역사를 매개로 가수 남진의 60년 노래 인생을 보여준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