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무등산, 취약한 광주 관광 보여준다
2024년 07월 19일(금) 00:00 가가
국립공원 무등산이 탐방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사실이 구체적인 통계로 확인됐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암울하다. 코로나19 이후 급감한 방문객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고, 수도권 탐방객이 가장 적은데다 만족도 또한 낮아 총체적인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광주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정책포커스에 따르면 2018년 314만 명이던 무등산 방문객 수는 코로나19 때인 2020년 245만 명으로 70만 명 가까이 감소한 이후 지금까지 240만 명대에 머물고 있다. 조건이 비슷한 도시근교형 국립공원인 계룡산과 북한산의 방문객 수가 코로나 이후 증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무등산 전체 방문객 중 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10.4%로 전국 22개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낮고, 60대 이상이 30.8%를 차지하는 것도 무등산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부족한 편의시설과 망가진 임도 등 열악한 탐방 인프라로 인해 장애인·어린이 등 탐방 취약계층의 방문 비율이 국립공원 평균의 절반에 그친 점도 문제다. 이렇다보니 한번 왔던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비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어 탐방 만족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광주연구원은 열악한 탐방 인프라 개선과 무등산 정상부에 있는 군부대와 방송탑 이전을 통한 생태계 복원을 개선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차별화된 생태관광 프로그램 마련과 무등산 브랜드 강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콘텐츠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점은 무등산의 위기가 광주의 관광 경쟁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수도권 거주자 탐방객 비율이 20% 안팎인 내장산·지리산·월출산 등 호남권 타 국립공원의 절반에 그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노잼 도시’ 광주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등산으로 외지 탐방객들을 불러 들이는 길 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