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최원준, 스피드로 KIA 마운드 위기 넘는다
2024년 07월 18일(목) 09:00
‘KIA 육상부’ 그라운드 휘저어

박찬호와 최원준

KIA 타이거즈의 마운드 위기 ‘기동력’으로 넘길 수 있을까?

1위 질주를 하고 있는 KIA는 올 시즌 이어진 마운드 부상에 고전하고 있다.

이의리와 윌 크로우가 팔꿈치 수술로 일찍 시즌을 마감하면서 선발진을 재구성해야 했고,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는 마무리 정해영이 어깨 통증으로 재활군이 됐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이번에는 좌완 선발 윤영철이 척추 피로 골절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뜨거운 화력으로 순위 싸움을 해온 KIA는 다시 또 방망이에 1위를 묻게 됐다. 하지만 타격은 페이스가 있는 만큼 화력 외에 전력도 필요하다. 바로 ‘스피드’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의 주루는 강점으로 꼽혔다. 뛰어난 센스로 두 차례 도루왕을 차지한 박찬호, 단순 스피드로는 리그 최고 수준의 김도영 그리고 ‘예비역’ 최원준까지 더해 ‘KIA 육상부’가 구성됐다.

올 시즌 베이스 확대라는 변화까지 이뤄지면서 KIA는 화력에 스피드를 더한 막강 공격을 예고했었다.

잠잠했던 KIA의 발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박찬호가 ‘출루’, 최원준이 ‘스타트’에서 답을 찾으면서 KIA의 주력이 강화됐다.

지난 SSG전 스윕패를 막는 장면에도 이들의 활약이 있었다.

연패 속 진행됐던 지난 14일 SSG전에서 박찬호는 2번에 자리해 소크라테스와 테이블 세터를 구성했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냈던 박찬호는 0-2로 뒤진 3회 무사 2·3에서 우측 2루타로 2타점을 올렸다. 7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로 멀티히트에 성공하며 공격에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박찬호가 멀티히트보다 더 의미를 둔 부분은 볼넷이었다.

박찬호는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고, 8회에도 1사 1루 상황에서 볼넷을 골라내면서 분위기를 이었다. KIA는 이어 김도영의 고의 사구와 최형우의 밀어내기 볼넷 등으로 분위기를 끌고 오면서 7득점 빅이닝에 성공했다.

전날 경기에서도 두 차례 볼넷으로 출루했던 박찬호는 “이틀 연속 멀티 볼넷은 처음인 것 같다”며 “내가 생각을 잘못하고 있었다. 이번에 안쳐야지 이게 아니고, 방망이가 나가다가 참아야 되는데 그걸 잊고 있었다”면서 ‘출루’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센스가 좋은 박찬호가 루상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KIA는 상대 배터리를 흔들고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박찬호는 이날 3회 무사 2·3루에서 2루타로 2타점을 올린 뒤 홈승부를 하는 사이 3루까지 진루했고, 이어 김도영의 3루 땅볼 때 홈까지 들어왔다. 스타트를 끊은 그는 1루수 포구 실책으로 여유롭게 홈에 들어와 김도영의 타점을 책임졌다. KIA가 박찬호의 출루를 기대하는 이유다.

최원준도 이날 3회와 7회 선두타자로 나와 연달아 볼넷을 골라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두 차례 모두 홈에 들어오면서 득점을 올렸다. 지난주 공격적인 주루로 3개의 도루도 성공하면서 최원준의 발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무야구단에서 군복무를 하는 동안 많이 뛰지 않았던 만큼 ‘감’을 잡는 데 시간이 걸렸다.

최원준은 “요즘 나가면 점수 날 것 같다고 해서 어떻게든 나간다고 했는데 점수를 만들어서 좋았다”며 “그동안 너무 못 뛰었는데 이제 다리가 풀린 것 같다. 상무에서 안 뛰다 보니까 다리가 안 움직였다. 원래 살아야 할 타이밍에 죽었다. 스타트가 늦다고 하셨다. 뛰라고 해도 다리가 안 움직였는데 적응이 된 것 같다. 이제는 공격적으로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공격적인 주루를 예고했다.

마운드 위기에 봉착한 KIA가 감 잡은 박찬호와 최원준으로 그라운드를 움직이면서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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