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하기 - 김지을 정치부 부장
2024년 07월 15일(월) 22:00 가가
한 때 공중파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던 ‘흡연’ 장면을 요즘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간혹 흡연 장면이 포함된 영화를 방영하기라도 할 때는 해당 장면을 모자이크로 가린다.
‘음주, 흡연, 사행행위 사치 및 낭비 등의 내용을 다룰 때는 이를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도록 표현에 신중해야 한다’는 방송심의 규정뿐 아니라 자칫 흡연 장면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이다. 이른바 어린이나 청소년이 ‘보고 좋지 않은 것들을 배울까’하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정부가 지난해 음주 장면이 담긴 이른바 ‘술방’(술+방송)을 막기 위해 유튜브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대상으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정부는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는 연령 제한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등의 항목을 추가했다.
최근 정치 행태는 ‘보고 배울까’ 두려운 장면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흡연·음주 방송보다 더하다. 국회의 공식 문서를 정부 기관인 대통령실이 의도적으로 받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행태는 누군가 ‘따라할까 무서운’ 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대통령실은 지난 12일 대통령실 관계자 7명에게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려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의 출입을 제지하는가 하면, 담당자가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고 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했다. 정치적 노림수라고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안내실 접수대에 놓고 간 출석요구서를 들고 나와 다시 길바닥에 놓고 가는 대통령실 직원의 행동은 유치할 정도다.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거나 스무 자리가 넘는 비밀번호를 설정한 정치인의 행태는 이미 SNS 등 소셜미디어에서 휴대전화 압수수색 대처 요령이라며 ‘보고 따라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가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예전 비디오 테이프로 영화를 볼 때 영화 시작 전 나오는 문구였는데 호환 마마, 불법 비디오보다 더 무서운 건 불량 정치라는 생각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dok2000@kwangju.co.kr
‘음주, 흡연, 사행행위 사치 및 낭비 등의 내용을 다룰 때는 이를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도록 표현에 신중해야 한다’는 방송심의 규정뿐 아니라 자칫 흡연 장면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이다. 이른바 어린이나 청소년이 ‘보고 좋지 않은 것들을 배울까’하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정부가 지난해 음주 장면이 담긴 이른바 ‘술방’(술+방송)을 막기 위해 유튜브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대상으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정부는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는 연령 제한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등의 항목을 추가했다.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가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예전 비디오 테이프로 영화를 볼 때 영화 시작 전 나오는 문구였는데 호환 마마, 불법 비디오보다 더 무서운 건 불량 정치라는 생각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