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생산 급감, 온난화에 강한 품종 개발해야
2024년 07월 01일(월) 00:00
전남은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감자 생산량을 자랑하는데, 수년 새 생산량이 줄어 3년여 만에 40%나 급감했다고 한다. 생산량 감소의 이유가 감자의 주요 품종이 고온의 날씨에 취약한 탓이라고 한다. 강원도에 이어 감자 생산량이 두번째로 많은 전남 농가들이 기후 온난화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통계청 농작물생산조사에 따르면 전남지역 감자생산량은 2019년 8만 8353t에서 2020년 5만 8409t으로 떨어졌고, 2021년과 2022년에도 5만t대를 유지중이다. 특히 봄감자 생산량이 전국 최고인 보성 농가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광주도 2019년 961t 생산된 감자가 2022년에는 381t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전남 감자 농가와 전문가들은 감자 품종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미감자’가 고온을 견디지 못한 탓에 생산량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농민들은 어떤 농작물이든 기르기 쉽고, 생산량이 많은 품종을 선호한다. 하지만 생산량에 초점을 둔 한가지 품종의 선택은 통제할 수 없는 농업적 재앙을 가져오기도 한다. 19세기 후반 아일랜드에서도 사실상 한 품종의 감자만을 심었다가 곰팡이균에 의해 나라 전체의 감자가 썩는 바람에 대기근으로 200만명이 숨지기도 했다. 바나나도 수십 년전에는 그로미셸이라는 품종이 대세였으나 곰팡이균으로 사라지면서, 현재는 캐빈디시라는 품종이 태반을 이룬다. 이 때문에 자칫 곰팡이균에 캐빈디시 품종이 사라질 경우 바나나도 멸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남이 주로 키우는 감자는 미국에서 개량된 ‘수미감자’라는 흰감자이다. 이 감자는 키우기 쉬워 생산량이 많지만 생육초기 저온의 기후조건이 필요한데, 지구온난화로 환경이 나빠진 것이다. 전남지역 기후와 땅에 맞는 다양한 감자 품종 개발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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