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영철, 생각을 바꿨다 공이 살아났다
2024년 06월 27일(목) 12:00
KIA 좌완 윤영철, 직구 자신감 붙으며 3연승 등 시즌 7승
정교함에 자신감 더해져 상승세 “좋은 것만 보고 즐기겠다”

KIA 타이거즈 윤영철이 생각의 전환으로 직구 자신감을 찾고, 그립 변화로 체인지업 매서움을 더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생각을 바꾼 KIA 타이거즈 윤영철의 연승행진이 계속된다.

KIA 윤영철은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6이닝 3실점(비자책점)의 피칭으로 시즌 7승에 성공했다. 6월 9일 두산전을 시작으로 15일 KT전에 이은 3연승이다.

상승세를 탄 윤영철은 앞선 경기에서는 7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면서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도 장식했다.

정교함과 매서움이 더해진 윤영철의 변화, “생각하는 게 달라졌다”가 그의 설명이다.

윤영철은 “뭔가 직구를 던졌을 때 자신감이 없었다. 던지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보니까 피하게 되고, 변화구 던지게 되고 그렇게 피하면서 하다가 카운트 불리할 때 들어가니까 맞고 그랬던 것 같다”며 “의리형이 말을 많이 해줬다. ‘2년 차 때 똑같이 그랬던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다. 어찌 됐든 자신 있게 들어가야 된다’고 말해줬다”고 이야기했다.

입단 첫해부터 선발이라는 영광스럽지만 무거운 자리를 맡았던 이의리와 윤영철. 후배의 마음을 잘 아는 선배의 조언이 윤영철에게 큰 힘이 됐다.

윤영철은 “자신감이 많이 생기니까 두산전부터 직구 더 많이 쓰고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구속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포수한테 물어보면 직구가 그렇게 달라진 것도 없다고 하는데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잘 됐다”고 말했다.

포수 김태군도 윤영철이 마운드에서 던지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줬다.

윤영철은 “경기 때 그날그날 공을 어떻게 가져갈지 잘 해주시는 것 같다. 두 경기 연속했는데 결과가 좋은 것도 있고, 결과가 좋으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기분도 좋고. 그러다 보니까 더 자신 있게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호의 애정어린 조언도 있었다. 타자 입장에서는 윤영철의 체인지업이 살아야 까다로운 승부가 된다는 게 박찬호의 이야기였다.

윤영철은 앞선 한화전에서 불규칙바운드로 인한 박민의 실책 뒤 실점을 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정적인 순간 대타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섰고, 윤영철은 베테랑을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리드를 지켰다. 이때 방망이를 헛돌게 한 공이 체인지업이다.

윤영철은 “시즌 초반에 공이 계속 빠지니까 찬호형이 이야기를 해줬다.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에서 볼로 가야 하는데, 볼에서 볼로 가버리니까 타자들의 방망이가 아예 안 나왔다. 그립도 계속 바꿔가면서 노력했다. 지난 경기부터 정재훈 코치님이 알려주신 대로 그립을 바꿔서 가운데 보고 세게 던지고 있는데 그게 잘 되고 있다”며 “타자들이 생각할 게 많아지니까 많이 안 던지더라도 최대한 그 공이 있다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도 올 시즌 윤영철에게는 낯선 변수였다. 제구가 좋은 선수였던 만큼 ABS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윤영철은 초반 새 시스템에 고전을 했다.

윤영철은 “좌우가 좁아진 게 있다. 역구가 스트라이크 되는 것보다 잘 던지는 게 볼이 되는 게 더 많았다. 작년에 스트라이크 잡아주던 게 볼이 된 것도 많다. ABS에 대해 초반에 어려운 것도 있었는데 불평은 없다. 다 공정하다. 어찌 됐든 적응을 해야 된다”며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그러려니 하고 던지고 있다. 지금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생각 없이 마운드에서 사인 보고 계속 던지는 것이다. 생각 없이 재미있게 던지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영철은 남은 시즌 좋은 것만 보면서 마운드에서 즐기겠다는 각오다.

윤영철은 “항상 코치님이 말해주시는데 내가 못 던져도 야수들이 잘 쳐줘서 승을 딸 수 있다. 내가 잘 던졌는데도 야수들이 점수를 못 내서 승을 못 딸 수도 있는 것이다. 승은 어려운 것 같다. 운도 좋아야 한다. 승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지만 투수들 평가하는 큰 부분이다”며 “초반에 평균자책점도 안 좋고 그랬는데 4승을 했었다. 그때 의리형이 ‘안 좋은 것은 보지 말고 좋은 것만 보고 가라. 지금 4승이면, 4승 투수인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좋은 것만 보고 해야 결과도 좋을 거라고 했는데 그래서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의리 형 수술 잘 마쳤다고 들었는데 의리형이 항상 많이 도와주고, 내가 가고 있는 길을 먼저 가본 형이라 배우는 것도 많다. 빨리 와서 같이 야구하면서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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