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촌(村)캉스 - 송기동 예향부장
2024년 06월 25일(화) 00:00 가가
“재미있고 신나요!” “촉각놀이를 하는 것 같아요.”
최근 찾은 신안군 자은도 둔장 어촌체험마을. 간조 때가 되자 스르르 바닷물이 물러나며 광활한 갯벌이 드러난다. 물결무늬가 새겨진 갯벌에서 갈퀴를 들고 조개를 캐는 동심들의 얼굴 표정이 밝다. 쓱쓱, 손을 움직일 때마다 갈퀴 끝에 굵직한 백합조개가 걸려 나온다. 조개껍질 무늬 또한 알록달록 다채로워 눈길을 사로잡는다.
백합조개를 캐려면 우선 갯벌에 드러난 숨구멍을 찾아야 한다.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를 보고 보물찾기 하듯 갈퀴질을 하면 백합조개가 모습을 드러낸다. 간혹 칠게가 나오거나 빈 껍질 뿐인 경우도 있다. 주민들은 알찬 어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매년 백합조개 종패(種貝)를 뿌린다. 삼강망과 후릿그물, 독살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도시인들이 농촌과 산촌, 어촌 등지에서 휴가를 보내는 ‘촌(村)캉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이다. 러스틱은 ‘시골풍의’, ‘소박한’이라는 의미다. 인파로 북적거리는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힐링하며 ‘나만의’ 여행과 휴가를 추구하는 것이다.
강진 ‘푸소’(FUSO)와 농협 ‘팜 스테이’(Farm Stay) 등 농촌과 산촌, 어촌 휴양마을마다 제각각 개성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숙박을 하면서 시골의 인심과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촌캉스’는 지역소멸 위기를 겪는 지역과 도시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생활인구’(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사람)의 증가는 쇠락해가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촌캉스’를 계획한다면 전남도 ‘농촌체험관광’(www.jnfarmtour.com)과 해양수산부 ‘바다여행’(www.seantour.kr)에서 적합한 휴가 대상지를 찾아볼 수 있다.
불볕더위와 장맛비가 교차하는 요즘, 직장인들은 여름휴가를 떠날 시기와 장소를 고심한다. 자연의 시간에 맞춰 ‘느림의 미학’을 여유롭게 만끽하고 도·농간 상생할 수 있는 ‘촌캉스’를 떠나면 어떨까.
/song@kwangju.co.kr
최근 찾은 신안군 자은도 둔장 어촌체험마을. 간조 때가 되자 스르르 바닷물이 물러나며 광활한 갯벌이 드러난다. 물결무늬가 새겨진 갯벌에서 갈퀴를 들고 조개를 캐는 동심들의 얼굴 표정이 밝다. 쓱쓱, 손을 움직일 때마다 갈퀴 끝에 굵직한 백합조개가 걸려 나온다. 조개껍질 무늬 또한 알록달록 다채로워 눈길을 사로잡는다.
불볕더위와 장맛비가 교차하는 요즘, 직장인들은 여름휴가를 떠날 시기와 장소를 고심한다. 자연의 시간에 맞춰 ‘느림의 미학’을 여유롭게 만끽하고 도·농간 상생할 수 있는 ‘촌캉스’를 떠나면 어떨까.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