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첫 ‘만루포’ 김도영 “간절함이 통했다”…실책 뒤 홈런 쾅
2024년 06월 21일(금) 01:00
5회초 실책으로 2실점 5회말 홈런으로 4타점
8회말 “형우 선배님이 칠 것 같아서 번트 시도”

KIA 김도영이 아웃카운트를 만든 뒤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결자해지’를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KIA는 20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9차전에서 역전과 역전을 거듭하면서 6-5 승리를 거뒀다.

0-2로 뒤진 5회말 김도영이 단숨에 승부를 뒤집는 역전 만루포를 장식했다. 박동원과 오스틴에게 홈런을 허용하면서 다시 리드를 내줬던 KIA는 8회 최형우의 동점홈런에 이어 나온 나성범의 백투백 홈런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었다.

시원한 홈런쇼가 펼쳐졌던 이날 김도영은 누구보다 간절하게 승리를 바란 선수 중 한 명이다.

0-0으로 맞선 5회초 3루수 김도영이 박동원의 타구를 잡지 못하면서 포구 실책을 기록했다. 4회까지 하나의 안타만 허용했던 알드레드가 이어 문보경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여기에 1루수 이우성이 구본혁의 땅볼을 잡은 뒤 2루에 악송구는 하는 등 어수선한 흐름 속에 KIA는 5회 2실점을 했다. 2점 모두 실책으로 인한 알드레드의 비자책점이었다.

1.5경기 차로 KIA를 추격하고 있던 2위 LG와의 경기였던 만큼 더 아쉬웠던 실책이 됐다.

김도영은 바로 이어진 5회말 공격에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2사에서 최원준과 박찬호의 안타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볼넷이 이어지면서 김도영에게 만루 기회가 찾아왔다.

이 경기 전까지 77개의 홈런을 만든 KIA지만 만루홈런은 ‘0개’.

그리고 김도영이 LG 선발 디트릭 엔스의 초구 150㎞ 직구를 밀어 쳤고, 잠시 뒤 KIA의 시즌 첫 만루홈런이 만들어졌다. 김도영의 시즌 18호포이자 개인 첫 만루홈런이기도 했다.

한 번에 4타점을 쓸어 담았지만 김도영이 결승타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불펜진의 난조로 KIA가 홈런 2방을 허용하면서 4-5가 됐고, 김도영은 1점 차로 뒤진 8회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선두타자로 나온 김도영은 번트를 시도했지만 공은 선상을 벗어났다. 볼을 하나 지켜본 김도영은 다시 번트 파울을 기록했고 결국 4구째 2루 땅볼로 물러났다.

간절하게 다음 타자들을 지켜본 김도영은 선배들의 소름 끼치는 홈런에 환호했다.

1사에서 타석에 선 최형우가 김진성의 4구째 포크볼을 우측 담장 밖으로 보내면서 경기를 5-5 원점으로 돌렸다.

나성범도 잠시 뒤 홈런타자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던 나성범 역시 김진성의 포크볼을 공략해 백투백 홈런을 날리고, 역전극을 연출했다.

마무리 정해영이 9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KIA는 전날 아쉬웠던 역전패를 지우고 LG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가져왔다.

2실점의 시작점이 된 실책을 기록한 김도영은 만루홈런으로 4점을 만들어냈지만 “만회는 아니다”고 자신의 실수를 아쉬워했다.

김도영은 “약간 밀렸다고 생각했다.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운이 좋았다. 그 전 타석까지 직구에 타이밍이 다 늦었다. 무조건 직구가 올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었다. 그래서 생각이 오히려 단순했다. 직구에만 늦지 말자는 생각으로 했다. 간절함이 있었다. 너무 간절해서 그래서 더 정확히 포인트를 둔 게 잘 걸렸다”고 말했다.

또 “만루홈런이라는 것은 딱히 느낌은 없다. 일단은 내가 잘못한 것 치웠다는 느낌이라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8회 번트 시도도 김도영의 간절함이었다.

김도영은 “뭔가 8회 내가 나가기만 하면 형우 선배님이 무조건 칠 것 같았다. 감도 좋으시고 그래서 살아만 나가자는 생각으로 번트를 시도했는데 안 됐다”면서도 “진짜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대선배의 홈런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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