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노인학대 가해자가 가족이라니…
2024년 06월 18일(화) 00:00
고령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 학대도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노인 학대 가해자가 주로 가족이라는데 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노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 학대 신고는 2만1936건으로 전년(1만9552건)보다 12.2% 늘었다. 신고 건수 가운데 32%인 7025건이 실제 노인 학대로 판정났는데 전년보다 3.2% 증가했다. 학대의 대부분은 거주하는 집에서 일어났고 가해자의 70%가 가족이었다.

광주시만 따로 보면 지난해 신고된 노인 학대 건수는 모두 470건으로 전년(398건)보다 18.1% 늘었다. 이 가운데 실제 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48.7%인 229건이었으며 1년전(167건)보다 37.1% 증가했다. 광주의 노인 학대가 심각한 것은 신고 건수 대비 실제 학대 비율이 높다는 것과 증가율이 전국 평균보다 가파르다는 점이다. 더구나 광주의 경우 발생 장소의 89.1%(204건)가 가정이다보니 가해자의 85.6%(196건)가 가족이었다.

노인 학대가 늘어나는 것은 가속화되는 고령화로 인해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노인 학대 가해자 대다수가 가족이라는 점은 노인 돌봄에 대한 사회 안전망이 아직도 허술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다. 치매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이들에 대한 돌봄 책임은 고스란히 가족들의 몫으로 남는 현실이 노인 학대로 이어지고 있다.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노인 학대는 가족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렇지만 고령의 부모 등 노인 돌봄을 전적으로 가족들에게만 맡겨둬선 안된다. 광주시는 시민 모두에게 24시간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자랑하고 있다. 가정 내 학대 방지를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빈말에 그치지 않도록 노인 학대의 심각성을 알리는 홍보 캠페인과 함께 수시 현장 점검을 통해 예방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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