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빨래 해주고 아들·딸 돼 드립니다”
2024년 06월 10일(월) 19:15 가가
‘신흥빨래방’ 운영 광산구 신흥동 주민자치회 복지분과 회원들
주1회 이불·커튼…생필품 구입·병원 동행·안부도 살펴
“사각지대 더 발굴해 주민들 삶의 질 높이는 데 힘쓸 것”
주1회 이불·커튼…생필품 구입·병원 동행·안부도 살펴
“사각지대 더 발굴해 주민들 삶의 질 높이는 데 힘쓸 것”
파란 조끼를 입은 광산구 신흥동 주민들이 거동이 불편한 91세 박인철 할머니 집을 찾았다. 안방의 커튼을 떼어낸 주민들은 미안해하는 할머니에게 “뽀송하게 세탁해서 가져올테니 어머니는 건강만 하셔”라고 말했다. 이들은 신흥동 행정복지센터 뒷 공간에 마련된 빨래방으로 이동해 세탁을 시작했다.
세탁기와 건조기 1대씩이 놓인 이 작은 공간은 지난 4월 말에 개소한 ‘신흥빨래방’이다. 스스로 빨래 하기 힘든 주민들의 빨래를 직접 수거한 후 세탁과 건조를 마쳐 다시 가정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빨래방은 지난해 신흥동 주민자치회 복지분과가 낸 의제가 선정돼 광산구의 예산을 받아 설치됐다. 현재 ‘너랑나랑분과’의 장경옥 분과장과 회원들이 빨래방을 운영중이다.
“신흥동은 복합도농 지역이라 많이 열악해요. 큰 마트도 없고, 빨래방도 없죠. 혼자 계시거나 걷기 힘든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을 보며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이불이나 커튼 등 대형 빨래 위주로 해드려요. 사실 젊은 사람들도 집에서 세탁하기 힘들죠. 가정집 세탁기에는 들어가지 않아 방치된 빨래감을 세탁하고 있습니다.”
주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발굴한 사각지대 어르신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 1회 빨래하는 날을 정해 운영한다. 회원들도 직접 경로당을 방문해 병원 입원 후 귀가한 사람 등을 찾는다.
단순히 빨래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을 주민들의 안부를 살피는 일도 하고 있다. 빨래 하기 전 안부살핌 대상자를 방문해 의사를 묻고 빨래감을 수거, 배달하며 최소 2번 이상은 직접 만나 아픈 곳은 없는 지 인사를 나눈다. 또 다른 이웃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 등을 주고 받으며 마을의 연락 체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회원들은 빨래 뿐만 아니라 세제, 생수 구매 등 심부름도 하고 병원 동행하기 등 마을 어르신들의 자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 분과장은 “우리들이 힘들어도 어떻게 더 편하게 해 드릴까만 자꾸 생각하게 된다”며 웃었다. 이런 마음이 통해서일까. 빨래방은 점점 주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처음에는 본인 살림 보이는 것을 꺼리시던 분들도 빨래를 해다 드리면 정말 좋아하셔요. 고맙다고 웃는 모습을 보면 저희 마음도 깨끗해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어르신들이 깨끗한 빨래 덕분에 건강하고 상쾌한 여름을 보내시면 좋겠어요.”
빨래하는 날이면 너랑나랑분과 회원들 10명 중 3~4명씩 당번을 맡는다. 본인의 일을 하다가도 봉사 시간을 내는 열혈 회원들이다. 빨래가 마무리되는 3시간 동안 이들은 복지센터 카페에서 마을 봉사 안건을 내고 기획도 한다. 요즘은 앞으로 운영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시설이 좁아서 아직은 하루에 1세대만 받고 있는데, 여건이 나아져 필요한 분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각지대를 더 발굴하고 연계해 다른 사업을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신흥동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더 힘쓰겠습니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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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동은 복합도농 지역이라 많이 열악해요. 큰 마트도 없고, 빨래방도 없죠. 혼자 계시거나 걷기 힘든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을 보며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이불이나 커튼 등 대형 빨래 위주로 해드려요. 사실 젊은 사람들도 집에서 세탁하기 힘들죠. 가정집 세탁기에는 들어가지 않아 방치된 빨래감을 세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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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은 빨래 뿐만 아니라 세제, 생수 구매 등 심부름도 하고 병원 동행하기 등 마을 어르신들의 자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 분과장은 “우리들이 힘들어도 어떻게 더 편하게 해 드릴까만 자꾸 생각하게 된다”며 웃었다. 이런 마음이 통해서일까. 빨래방은 점점 주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처음에는 본인 살림 보이는 것을 꺼리시던 분들도 빨래를 해다 드리면 정말 좋아하셔요. 고맙다고 웃는 모습을 보면 저희 마음도 깨끗해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어르신들이 깨끗한 빨래 덕분에 건강하고 상쾌한 여름을 보내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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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이 좁아서 아직은 하루에 1세대만 받고 있는데, 여건이 나아져 필요한 분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각지대를 더 발굴하고 연계해 다른 사업을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신흥동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더 힘쓰겠습니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