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참사 3주기, 안전사회 구축 계기 삼아야
2024년 06월 10일(월) 00:00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학동참사)가 어제 3주기를 맞았다. 사고 발생 시간인 오후 4시 22분 즈음 추모 묵념을 시작으로 열린 추모식에는 사고 유가족·피해자들이 참여했고 재난참사피해자연대는 학동 참사 피해자들의 신체적·정신적 고통 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참사 현장인 학동 4구역 재개발 공사현장 안 건물은 대부분 철거됐고 올 하반기 착공 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학동 참사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수사과정에서 날림 철거 공사와 재개발과 관련한 비위가 드러나 명백히 인재임이 밝혀졌지만 원청인 HDC현대산업개발과 하청 회사들은 법정에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상황이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처분도 솜방망이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와 유가족 19명 중 11명이 최근 1년새 자살을 고민할 만큼 고통을 겪고 있으며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도 3명이나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참사 유가족과 부상자를 비롯해 수습에 참여했던 경찰과 소방대원까지 포함한 피해 현황 조사와 구체적인 치료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명백한 인재였던 참사 이후에도 화정동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와 이태원 참사가 말해주듯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학동 참사가 단지 불행한 사건에 머물지 않고 안전사회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불법 하도급으로 인한 병폐 등을 근절시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강력한 책임자 처벌과 강도높은 행정처분을 통해 불법을 저지르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줘야한다. 참사를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추모공간 조성 사업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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