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가꾸기] 지지대 심고 살충제 뿌리기…텃밭이 바빠졌다
2024년 06월 09일(일) 10:25
모종 이식 후 3주째…고추·오이 등에 지지대 설치
과일나무에는 살균제…흘러내릴 정도로 충분하게
지난 4월 초 심은 감자밭에서 첫 수확의 기쁨

텃밭의 복숭아 나무에 열린 개복숭아(왼쪽)와 첫 수확한 감자.

모종 이식 3주째, 텃밭이 바빠졌다. 밭갈이 후 심었던 오이·고추·가지·상추·호박·방울토마토·옥수수 모종들이 제법 자랐고, 과일나무에는 잎 사이사이로 작은 열매들이 촘촘하게 달려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사실 ‘5도2촌’ 생활인 데다 한 주를 못 가고 건너뛰다 보니 2주째 물을 주지 못해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아울러 텃밭의 강한 생명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

텃밭에 물을 넉넉하게 뿌린 후 작물에는 지지대 설치와 가지치기를, 과일나무엔 진딧물 방지제와 살균제 등 농약 치기를 준비했다. 사실 지지대는 모종 이식과 동시에 바로 설치하는 게 훨씬 편한데, 이식 후 10여 일이나 지나 마른 땅에 지지대를 세우다 보니 훨씬 더 힘이 들었다.

특히 지난해 오이 지지대가 바람에 쓰러져 고생한 바 있기에, 이번에는 더욱 단단하게 설치하느라 시간도 많이 소요됐다. 활짝 핀 노란 오이꽃을 보며 ‘올해는 짱짱하게 설치했으니, 싱싱하게 잘 자라다오’라며 마음으로 기원했다. 지지대 설치 후 오이 넝쿨이 잘 타고 오를 수 있도록 지지대 사이를 지그재그 형태로 노끈을 연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텃밭에 세운 지지대, 방출토마토 꽃, 감자꽃.
고추와 가지는 바로 옆에 지지대를 세워 넉넉하게 매듭을 지었다. 그리고 잔 가지는 솎아내 영양가 있고 튼실한 작물이 재배될 수 있도록 가지치기도 시행했다.

그런데 옥수수 모종에서 기이한 모습이 보였다. 두둑에 심고 나서 남은 모종을 고랑에도 심었는데, 3주가 지난 후 자리에 따라 옥수수 성장이 눈에 띄게 차이 나는 것이다. 두둑에 심은 옥수수는 굵고 키가 쑥쑥 크는데, 고랑에 심은 옥수수의 성장력은 두둑 옥수수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분명 텃밭을 전체적으로 갈아엎고, 퇴비도 골고루 뿌린 후 고랑을 만들었는데 무슨 이유 때문일까? 식물도 ‘자리 탓’하는 것일까? 마침 지나가시는 옆집 어르신께 물었더니 “비료 때문”이라고 답하신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이긴 한데 참으로 이상하다. 앞으로 옥수수 성장을 계속 눈여겨봐야겠다.

사진 왼쪽부터 과일나무에 살충제 부리는 모습, 비파 열매, 상추.
다음은 과일나무 약치기이다. 농약 가게에서 구입한 진딧물·나방 동시 방제약인 살충제와 살균제를 사용 용량에 따라 분무기에 넣어 물과 섞었다. 바람도 다소 강하게 부는 관계로 모자와 눈 보호를 위한 안경을 착용했다. 농약가게 주인의 조언대로 농약이 나무를 따라 흘러내릴 정도로 충분하게 뿌렸다. 가끔 바람 방향이 바뀌거나, 잎에서 떨어지는 농약이 몸에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이날 총 8그루의 과일나무에 20L 분무기 두 통이 소요됐으며, 약치기가 끝난 후 ‘올해는 달고 알찬 과일이 열리기를…’ 기원했다.

아울러 올해는 새들의 ‘공격’도 덜하기를 바랬다. 지난해 복숭아가 제법 익을 무렵 단 내 나는 것은 이미 새들이 쪼아 놓아 제대로 된 과일을 맛보기 힘들었다. 올해도 나눠 먹기를 각오하고 있지만 온전한 것을 더 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첫 수확도 있었다. 지난 4월 초 싹튼 감자를 심었던 자리에서 소량의 감자를 캤다. 시기적으로 약간 빨랐는지 크기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삶은 감자의 맛은 최고였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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