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대화를 하라- 박지인 조선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년
2024년 06월 03일(월) 22:00
우리는 왜 대화해야 하는가?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대화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은 대화를 통해 성찰하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이야기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며 견문을 넓히기도 한다.

그렇다면 귀는 두 개, 입은 하나인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본 적 있는가? 상대의 말을 두 번 듣고 나의 말은 한 번 하라는 의미이다. 간혹 끊임없이 자기 말만 이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피곤함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화법을 가진 사람과의 일방적인 대화는 때때로 무력감을 가져오기도 한다. 도저히 동의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말들을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상대와의 대화를 포기하고 싶어진다. 감히 넘을 수 없는 아주 높은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이와 동시에 ‘대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진정한 대화란 무엇인가?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고찰이다.

고찰의 끝에 대화의 핵심은 ‘경청’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임에도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하기보다 귀를 닫아버리는 편이 훨씬 쉽고 편하니 말이다.

종종 자기 생각이나 반론을 준비하느라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일도 있다. 때론 귀를 닫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대의 말을 끊어버리며 그가 말할 기회를 가로채기도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나치게 빠르고 복잡해 피곤한 사회이기에 타인의 구구절절한 말들이 듣고 싶지 않을 수 있다. 나와 다른 의견은 얼른 반박하고 싶어 마음이 급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함께 살아갈 타인과 소통해야 한다. 이를 통해 타인을 가장 쉽고 확실하게 이해하는 방법은 경청이다. 경청은 소통의 기초이자, 인간관계의 기초가 된다. 진정한 대화는 경청에서 시작되고 이해로 마무리된다. 상대가 하는 이야기에 조금만 귀 기울여도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물론 내포된 의도와 감정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오해를 줄이고 더욱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만든다. 상대가 사용하는 단어나 습관 자체를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보다 그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맥락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대화는 쌍방향적이기에 비언어적 소통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대화 중 표정과 몸짓, 눈빛으로 상대의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상대의 말에 집중하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비언어적 소통은 기본적으로 경청을 바탕으로 하기에 단순히 말을 듣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그것은 대화의 본질이 된다.

단연 상대의 말을 무조건 수용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상대가 마냥 옳거나 그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해야 한다. 대화라는 근본적인 행위의 목표는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기 위함이며 토론이나 논쟁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경청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먼저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의 침묵을 가진 뒤 말을 이어가자. 침묵은 경청에서 필수적 요소다. 몇 초의 침묵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 되고 상대의 말을 정리하며 내가 하고자 하는 말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교류하기 위한 대화에 조급한 마음을 가지면 결국 서로의 이야기는 허공을 떠다닐 뿐이다.

대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물한다. 그렇다고 해서 거창한 노력이 필요하지도 않다. 충분히 연습해 발전시킬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이다. 작은 여유를 가지고 상대와 눈을 맞추는 과정이면 된다. 경청을 통해 진정한 대화를 나눌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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