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창사특집 고래와 나 - 홍정아·이큰별·이은솔 외 지음
2024년 05월 04일(토) 16:00
고래는, 섭외가 가능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보통의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처럼 무작정 쫓아다니거나 죽치고 앉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고래들이 사는 곳은 광활한 바다니까.

“대한민국에서 고래 다큐멘터리를? 그것도 1년 만에? 이 인원으로?”, “고래로 4부작씩이나? 창사 특집으로 다큐를? 재미.. 있을까?”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우려했던 일을 성사시킨 이들이 있다. 홍정아 작가와 이큰별·이은솔 피디, 그리고 SBS 창사특집 제작진이다. 지난해 11월 SBS 창사특집으로 방영됐던 ‘고래와 나’는 주위의 우려를 보란 듯이 깨트리고 성공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5개월 만에 나온 ‘SBS창사특집 고래와 나’에는 다큐에서 마저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더 자세히, 깊게 실려있다. 바닷속 고래를 만나기 위해 펼쳤던 여정 속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부검 3일 차, 내부 장기를 탐색하던 연구자들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위와 대장의 연결지점에서 만져진 동그랗고 딱딱한 모양의 물체, 플라스틱 컵 뚜껑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날카로운 조각의 또 다른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었다…”(본문 중에서)

책 ‘고래와 나’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하루하루 달라지는 지구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고와 공포심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래를 좋아하게 만들어 스스로 움직이게’ 만든다.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국내 최초 8K 수중촬영으로 담아낸 ‘고래와 나 포토북’도 별도 출간됐다. 수컷들이 암컷 고래를 두고 구애의 질주를 하는 히트 런, 어미 향고래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장면 등 바닷속으로 들어가 본 듯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아트레이크·1만9000원, 포토북 3만2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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