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경기침체에 전남도 쌀값 직격탄 맞나
2024년 05월 03일(금) 00:00
올 들어 쌀값(80㎏)이 처음으로 18만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남 농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겹쳐 음식업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쌀 소비 감소로 가격 폭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쌀 한 가마(80kg)당 20만원을 보장하기는 커녕 쌀값안정대책 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쌀 한 가마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19만432원으로 나타났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 80㎏에 21만222원을 찍은 뒤 한 달만에 20만원선이 무너졌고,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25일 19만원대 턱 밑까지 주저앉았다.

산지 쌀값이 평년 가격(19만1022원) 보다 0.3% 하락한 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낮은 가격으로, 오는 5일께면 18만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쌀값이 연중 최저치까지 하락한 이유는 고물가와 경기침체 때문이다. 치솟은 물가로 인해 가계의 소비 욕구가 위축되면서 쌀 소비가 많은 외식업체들의 폐업률(21.5%)이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쌀값 하락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이 부정적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말로는 ‘쌀값 20만원선 유지’를 주장하면서도 쌀 목표가격을 유지하는 대책 마련에는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쌀 소비량이 감소하는 데도 매년 15만∼20만t의 벼가 초과 생산되고, 지난해에는 시장격리도 하지 않아 쌀값을 20만원대로 떠받치겠다는 의지가 없다.

쌀값 하락이 이어지면 전남 농가들의 피해는 막대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 주식인 쌀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만큼 선제적인 대책을 통한 가격안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쌀 소비 감소’에 맞춰 쌀 생산조정제 도입, 농산물 가격 보장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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