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영수회담,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2024년 05월 01일(수) 00:00
초미의 관심사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이 그제 성사됐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두 사람이 대화 테이블에 앉기까지는 720일이 걸렸다. 그만큼 전국민의 관심이 모였고 회담 시간도 예정된 1시간을 넘겨 2시간15분 가량 진행됐다.

첫 영수회담에 대한 평가를 종합하면 ‘첫 발을 뗐지만 앞으로 갈 길이 험난하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당은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고 “협치의 첫 발을 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는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많이 듣겠다’던 대통령이 자기 얘기를 더 많이 한 빈손 회담이었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의제를 정하지 않은 만남이었던 탓에 이날 회담에선 합의문 같은 것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 대표가 거론한 채상병 특검과 가족의혹 정리 등 민감한 문제와 25만원 지원금에 대해 대통령은 답을 하지 않았다. 한 가지 성과라고 한다면 정부가 의료개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대 증원에 대해 이 대표가 공감을 표하며 협조하겠다고 한 것이다.

극한 대치 정국 속에 이뤄진 2년만의 만남이라 기대가 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다행히 이 대표는 “답답하고 아쉬웠다”면서도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며 향후에도 만남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협치의 키를 쥐고 있는 쪽은 아무래도 윤석열 대통령이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반응하고 변화하는 것은 오롯이 대통령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비롯한 범야권에서도 압도적 의석을 내세워 무작정 대통령을 압박해선 안 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국 운영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다. 우여곡절 끝에 첫 만남을 가진 만큼 더 열린 자세로 자주 만나 국민 앞에 성과로 답하길 바란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