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북극을 만나다…‘북극의 신화, 소멸의 저항’
2024년 04월 28일(일) 14:45 가가
남구 이강하 미술관, 5월 19일까지
겨울이 지나고 초록이 찾아온 광주에는 조금 다른 온도를 가진 곳이 있다. 남구 양림동 이강하 미술관에서 열리는 ‘북극의 신화, 소멸의 저항’ 전시가 바로 그것.
지난해 열린 제14회 광주 비엔날레 캐나다 파밀리온에서 영감을 받은 ‘한국-캐나다 북극 리서치 프로젝트’ 팀은 ‘북극에 정말 사람이 살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에서 캐나다 최북단 킨가이트로 떠났다.
이들은 북극에서 발견한 자연과 사람, 문화와 전통의 이야기 등 이누이트 민족 예술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국내에 알리고 있다.
전시장 초입에 들어서면 프로젝트의 결과 비디오를 마주할 수 있다. 비디오는 북극 이야기를 광주로 가져오기까지의 여정을 영상으로 설명해 준다.
전시장 안쪽 스크린으로 들어가면 ‘빙하에게 보내는 편지’가 나온다. 작품은 녹아가는 빙하와 줄어드는 북극에 미안함을 전하며 지구온난화를 꼬집는다. 거대한 북극 빙하에게 남기는 편지는 머나먼 땅에 사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 아니었을까.
메인 작품은 한지로 이글루 형태를 재현한 ‘신화가 거주하는 장소’. 이글루의 부채꼴 모양 창문 사이로는 북극 이누이트의 삶과 예술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이누이트족이 생각하는 영혼의 모습을 표현한 회화가 눈에 띄었다. 이누이트 예술을 한국의 한지와 회화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깊은 교류를 엿볼 수 있었다.
‘북극의 꿈’에서는 이누이트 족의 전통 악기 연주에 맞춰 댄서 주세웅(Boogtom)이 춤을 춘다. 머나먼 땅 캐나다에 살지만 검은 머리와 갈색 눈, 황색 피부를 가진 이누이트족을 보면 알 수 없는 가까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전시는 압박받고 사라져가는 북극의 문화예술, 소멸에 대한 이누이트족의 ‘저항’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와 아무 상관없을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팀은 이누이트 예술가들과 만나 언어가 아닌 몸짓과 그림, 감각으로 소통하고 ‘예술’로써 만나게 됨을 느낀다. 북극에서의 마지막 날, 이들은 킨가이트 시장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어둠에 잠긴 설산의 환대와 안녕을 눈에 담는다.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 전시는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북극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어쩌면 평생 다시 마주하지 못할 이누이트족의 이야기는 내달 19일까지 이강하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김명준 대학생 기자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지난해 열린 제14회 광주 비엔날레 캐나다 파밀리온에서 영감을 받은 ‘한국-캐나다 북극 리서치 프로젝트’ 팀은 ‘북극에 정말 사람이 살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에서 캐나다 최북단 킨가이트로 떠났다.
전시장 초입에 들어서면 프로젝트의 결과 비디오를 마주할 수 있다. 비디오는 북극 이야기를 광주로 가져오기까지의 여정을 영상으로 설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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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웅 ‘북극의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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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이트족이 생각하는 ‘영혼’을 형상화한 작품. |
전시는 압박받고 사라져가는 북극의 문화예술, 소멸에 대한 이누이트족의 ‘저항’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와 아무 상관없을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팀은 이누이트 예술가들과 만나 언어가 아닌 몸짓과 그림, 감각으로 소통하고 ‘예술’로써 만나게 됨을 느낀다. 북극에서의 마지막 날, 이들은 킨가이트 시장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어둠에 잠긴 설산의 환대와 안녕을 눈에 담는다.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 전시는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북극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어쩌면 평생 다시 마주하지 못할 이누이트족의 이야기는 내달 19일까지 이강하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김명준 대학생 기자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