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국립의대 설립…전남도에 믿고 맡겨야
2024년 04월 17일(수) 00:00
30년 숙원인 전남권 국립 의과대학 설립이 ‘통합 의대’ 방식에서 ‘단일 의대’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목포와 순천을 중심으로 동·서부권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가 단일 의대를 공모 방식으로 결정하기로 하면서 전남도의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전남권 국립 의대 설립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전남 주민들의 30년 숙원으로 당초 목포대와 순천대를 통합해 2개 캠퍼스에 신설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대학을 한 곳으로 정해 올 경우 적극 지원하기로 하면서 단일 의대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후 목포대와 순천대를 중심으로 양 지역 자치단체와 정치권이 가세해 자기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해 과열 경쟁을 빚자 전남도가 공모 방식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공모 방식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김영록 전남지사가 양 지역 대학 총장과 정치권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다. 김 지사는 15일 목포대 총장과 목포시장 등을 상대로 단일 의대로 변경한 배경과 불가피성을 설명한데 이어 18일에는 순천대 총장과 순천지역 정치권을 상대로 설득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송하철 목포대 총장이 어제 전남도의 의대 유치 공모에 응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당사자인 대학 총장의 공모 참여 방침에 따라 목포권의 반발 움직임은 잦아들 가능성이 높다. 남은 것은 순천권의 반발 움직임인데 순천지역에선 일부에서 전남도 공모에 참여하지 말고 교육부에 독자 신청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만히 보면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지역 정치권이다. 총선 과정에서 출마자들이 자기 지역에 유치하겠다며 갈등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역 정치권이 무엇보다도 지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대학측의 의견을 존중하고 공모를 주관하는 전남도를 믿고 맡겨야 한다. 전남도는 평가의 공정성 확보에 최선을 다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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