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 비상, 최우선 목표는 민생경제 살리기
2024년 04월 16일(화) 00:00 가가
총선이 끝나자마자 고물가·고환율·고금리를 일컫는 이른바 ‘3고(高)’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물가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자극하는 모양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자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고 100달러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의 반격 여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확전이 이뤄질 경우 배럴당 130달러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도 연일 상승해 어제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1284원으로 1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고환율 지속은 수입 물가 상승을 유도해 그렇지 않아도 인플레로 고통받는 국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구나 고물가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춰 대출이 많은 가계와 기업에 고통을 초래한다. 물가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동전으로 국제유가까지 급등 양상을 보이자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춰 잡고 있다.
물가·환율·금리는 상호 작용을 한다. 한 쪽이 상승하면 다른 쪽이 영향을 받기 쉬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서민 가계다. 3고 가운데서도 물가의 영향이 가장 큰데 가처분 소득이 많지 않은 서민 입장에선 고물가가 지속될 경우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국회가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민생경제 살리기다. 이번 총선에서 여권이 참패한 원인이 ‘정권 심판론’ 때문이라고 하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경제와 민생에서 실패한 원인이 크다. 물가 안정이 국내 노력만으로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는 긴축재정에만 매몰되지 말고 재정 지출을 늘리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정치권도 여야를 떠나 3고를 잡는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