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로 사라진 횡단보도 안전 챙겨야
2024년 04월 15일(월) 00:00
광주지하철 2호선 공사로 인해 횡단보도가 공사 시설물 등으로 막혀 제 역할을 못하면서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일부 구간의 경우 보행자 통로가 아예 설치돼 있지 않고, 차량 정지선이 없는 구간도 있어 보행자들이 교통사고의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상태다.

도로교통법상 공사 과정에서 횡단보도를 점령하게 될 경우 시공사는 관할 경찰서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횡단보도 절반 이상 점용금지 등 최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같은 경찰의 권고사항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광주시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광주 도심에서는 현재 광주지하철 2호선 1단계 공사(광주시청~광주역, 17㎞)와 2단계(광주역∼첨단∼광주시청, 20㎞) 공사가 진행중이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공사현장을 살펴본 결과 광주교대 인근 한 횡단보도는 한 사람이 겨우 걸을 수 있는 공간만 남기고 방호벽으로 모두 막혀 있었고 보행자 통로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사실상 보행자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특히 걸음이 느린 노인들의 경우 방호벽 때문에 통로가 횡단보도 밖으로 나 있는 바람에 일직선으로 건너지 못하고 주변을 빙 돌아가야 해 도로 중간에 멈춰서야 하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도 보였다. 치평동 운천초 인근 거리부터 상무역까지 350여m 구간에 설치된 3개의 횡단보도 역시 모두 공사로 인해 절반 이상이 가려져 있어 유명무실했다.

지하철 공사가 단기간에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시민들을 위험한 도로로 내모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하루빨리 개선돼야한다. 시공사들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안전한 보행 여건을 만들고 경찰도 지속적인 대책회의를 개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역시 보행자 안전을 위한 내부 지침 등을 마련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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