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례, 현역 없는 호남 우선 배려해야
2024년 03월 19일(화) 20:25
국민의미래 20번 내 순천출신 인요한 등 3명 뿐…순번 재조정 요구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한 뒤 ‘호남 홀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비례대표 당선권인 20번 내에 호남 인사들이 적다는 이유로 광주지역 책임 당원들이 반발하고 있고, 전북 지역구 후보들은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국민의미래가 지난 18일 발표한 비례대표 명단에는 20번 내에 순천 출신의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등 3명의 호남 인사가 포함됐다.

비례대표 호남 소외 논란으로 인해 그동안 ‘호남 구애’에 공들여왔던 국민의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 특히 국민의힘 내에서도 호남 배려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오는 21일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비례대표 순번이 재조정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당직자와 당원 30여명은 19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4년 전 우리 광주 책임당원들은 당헌·당규 개정에 모든 것을 걸었다”며 “광주에서 활동한 정치인이 광주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돼 광주 발전을 이루고 광주 정치 지형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29 제18조(심층심사) 3항에는 ‘당세가 현저히 약화된 취약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해 직전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정당득표율 15% 미만 득표 지역(시·도 단위)을 비례대표 우선 추천 지역으로 선정하고, 후보자 추천 순위 20위 이내인 4분의1을 해당 지역 인사로 우선 추천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국민의힘의 대표 취약 지역으로 꼽히는 호남 출신 후보는 당헌·당규에 따라 20번 내인 25%가 들어가야 한다.

이들은 “지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500명 책임당원이 전부로, 무너지기 직전까지 갔다”면서 “이제 책임당원을 1만3000명까지 확보하는 등 세 확장에 나섰지만, 이번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으로 광주는 희망이 사라졌다. 총선에 대한 동력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호남을 배제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은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호남이라는 험지에서 보수의 기치를 들고 헌신해 온 호남 기반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 출신인 김가람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비례대표라는 제도 자체가 자의적인 영역이 크고 당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며 “특히 ‘취약지역을 위해 20위권 내 4분의1을 해당 지역 인사로 추천한다’는 신설 규정이 완전히 무시됐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또 “역대 최고의 당세를 이끈 전 전남도당 위원장과 전 광주시당 위원장을 22번과 24번으로 배치하고 이를 ‘충분한 배려’라고 말하는 공관위 모습은 호남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비례 24번에 배정된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은 “광주 배려가 없다”며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만큼 비례대표 순번 변경 가능성도 주목된다. 지역 내에서는 ‘호남 홀대’에 따른 불만과 탈당자 등이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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