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탈당 예고…야권 분열이 ‘DJ 정신’ 인가
2024년 01월 08일(월) 00:00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이번 주 탈당 선언을 예고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돌발적인 피습사건으로 속도 조절을 해오다 어제 광주 방문을 계기로 탈당을 공식화 한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7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이번 주 후반에는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탈당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탈당의 명분으로 ‘김대중 정신’을 들었다. 6일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을 “정치가 희망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하면서 양당 모두 싫다는 분들께 선택지를 드리는 것이 곧 야권의 재건과 확대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또한 DJ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는 명언을 “정치가 잘못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악의 편에 서는 것”이라며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자신의 탈당 명분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DJ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한 식사자리에서 “젊은 당신들이 나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했다”며 DJ의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정신은 통합이지 분열이 아닌데도 이 전 대표가 탈당 명분을 쌓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곡해한 것은 평생 민주당과 텃밭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광주·전남에 진 빚이 많다며 그 빚을 다 갚고 떠나겠다고 다짐했는데 지역민에게 빚을 갚는 것이 과연 민주당을 분열시키는 탈당인지 묻고 싶다. 탈당은 자신을 발탁해 준 DJ와 호남인에 대한 배반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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