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年辭] 견리사의<見利思義> 정신으로 통합의 리더십 보여달라
2024년 01월 02일(화) 00:00 가가
오늘도 태양은 뜬다는 말처럼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 태양은 지난해의 먹구름을 뚫고 해맑은 얼굴로 솟아 올랐다. 올해는 갑진년(甲辰年)으로 청룡의 해다. 십이간지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인 용은 신성한 힘을 가진 영물로 여겨졌다. 그중에서도 청룡은 동쪽을 수호하는 신성한 동물로 창조와 생명, 신생(新生)을 의미한다. 올해 중소기업계가 희망을 담아 선정한 운외창천(雲外蒼天)과도 일맥 상통한다. ‘어두운 구름을 뚫고 나오면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의미처럼 청룡의 기운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난관을 극복하면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되돌아 보면 지난해는 견리망의(見利忘義)라는 사자성어로 정리할 만하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어버렸다’는 뜻으로 사회 전반에서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각자도생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정치판에선 협치와 소통은 온데간데 없고 분열과 갈등만이 난무했고 경제계에선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등으로 서민들은 어느해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사회적으로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와 광주 정율성 공원 조성을 놓고 때아닌 이념 논쟁이 일어 국민들을 양 극단으로 갈라놓았다.
세계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발발해 지구촌 전쟁이 일상이 됐고 한·미·일 공조에 맞서 북·중·러가 밀착하면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후 12년만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국내에서 큰 반발이 일어난 가운데 대일 외교에 대한 비판이 비등했다. 광주에서 시작된 근로정신대 할머니 소송에서 우리 사법부가 일본 기업의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렸는데도 정부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것도 현 정부의 대일 외교 단면을 보여준다.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가 등장해 창조적 혁신이란 충격을 안긴 해이기도 했다.
광주·전남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그나마 나았다.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찾아가는 한 해였다. 노잼도시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광주시는 더 현대,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신세계 확장 등 ‘복합쇼핑몰 3인방’ 건립 가시화로 꿀잼도시로 변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대 현안사업으로 답보상태에 놓여있던 광주 군공항과 민간공항 이전 문제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무안공항으로 통합 이전한다는데 의견을 모으면서 무안군의 수용 결정만 남겨두게 됐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고속철도는 261명의 여야 국회의원이 특별법 제정을 위해 공동 발의해 헌정 사상 최다 의원 발의라는 기록을 남겼지만 지난 연말 국회 본회의 통과를 이루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복선·고속철도’로 건설하자는 요구를 ‘단선·일반철도’로 양보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어렵게 통과했지만 총선을 앞둔 일부 국회의원들의 눈치보기로 법사위에 상정하지 못했다.
전남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잇따른 낭보로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켰다. 순천시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발돋움했다. 7개월 동안 98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해 333억 원의 수익을 달성하는 등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5월에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실제 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첫 실전 발사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연말에 정부가 발표한 남부권광역관광개발은 이른바 ‘K관광휴양벨트 사업’으로 불리며 전남을 중심으로 한반도 남부권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육성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전체 사업비의 43%인 1조 3000억 원이 전남에 투자된다.
전두환 손자 전우원의 광주 방문과 참회는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용기있는 행동으로 기억된다.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과 함께 광주시민들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 한 해였다.
갑진년은 지난해의 성과를 좋은 결실로 맺고 부족한 점은 보충해 완성해가는 한 해가 돼야 한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정치의 해다. 한국의 총선과 미국의 대선 등 지구촌 50여개 국가에서 크고작은 선거가 치러진다. 관심은 단연 4월 10일 열리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다. 이번 총선은 집권 3년차인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의 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제 1당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격전을 벌일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 동력 확보를 위해 질 수 없는 선거이고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처럼 거대 야당은 아닐지라도 과반 이상의 의석 확보로 정국 주도권을 잡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 창출을 목표로 하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변수는 두 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부동층 비율도 30%를 넘어 의미있는 의석의 제 3당 출현이 가능할지 여부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해 신당 창당에 들어갔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도 탈당을 기정사실화 하고 신당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 당에서 얼마나 원심력이 작용하느냐와 금태섭·양향자 신당과의 빅텐트 성사에 따라 제 3당의 파괴력이 결정될 것이다.
어느때보다 복잡한 구도속에 호남정치의 좌표와 복원 여부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전국적으로는 제 3당의 선전 가능성도 있지만 민주당 텃밭인 호남으로만 좁혀 본다면 파괴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내 갈등 해소와 혁신 방안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높지만 그렇다고 2016년 안철수의 국민의당 열풍과 같은 현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선거구가 늘어난 순천에서의 국민의힘 및 이준석 신당 후보의 선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호남 정치인들이 민주당의 주류로 목소리를 내는 호남정치 복원은 지역 유권자들의 염원이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만큼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버리고 지역발전을 견인할 후보를 선택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마무리 짓지 못한 광주·전남 현안들도 올해는 깔끔하게 매듭지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광주공항 이전 문제다. 시도지사가 무안으로의 통합 이전을 합의한 만큼 무안군민들을 설득해 내야 한다. 무안공항 문제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의 정치력 시험대가 될 것이다. 해를 넘긴 달빛철도특별법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마무리 지어야 한다. 4월 총선 전까지 물리적 시간이 많지 않다. 만약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다면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24년 숙원사업을 무산시킨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광주 복합쇼핑몰 3인방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전남의 K관광휴양벨트를 본 궤도에 올려 광주전남으로 관광객을 유인하는 것도 올해 핵심 과제중 하나다. 광주의 복합쇼핑몰과 전남의 관광자원인 문화예술, 섬 등을 연계한다면 머무르는 관광지로 거듭나 일자리 창출과 주민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전남의 숙원인 국립대 의과대학 유치도 올해 성과로 답해야 한다. 다행히 의사수 증원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압도적인 터라 여건은 어느때보다 좋다. 전남에만 유일하게 국립 의과대학이 없다는 것도 유치 명분으로 충분하다.
지난해가 견리망의의 해였다면 올해는 견리사의(見利思義)의 해가 돼야 한다. 분열과 갈등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정치인부터 자신의 이익보다 대의명분을 우선시하는 견리사의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해묻은 지역 현안들을 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올해로 창사 72주년을 맞는 광주일보는 늘 그랬던 것처럼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정론을 편다’는 사시(社是)을 받들어 공정하고 균형잡힌 보도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린다. 총선의 해를 맞아 심층적인 분석과 논평을 통해 독자들의 올바른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문화 창달과 지역발전의 기수가 되겠다는 다짐처럼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현안에 대한 방향 제시에도 역할을 다하겠다. 새해 아침, 애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넘치기를 기원한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고속철도는 261명의 여야 국회의원이 특별법 제정을 위해 공동 발의해 헌정 사상 최다 의원 발의라는 기록을 남겼지만 지난 연말 국회 본회의 통과를 이루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복선·고속철도’로 건설하자는 요구를 ‘단선·일반철도’로 양보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어렵게 통과했지만 총선을 앞둔 일부 국회의원들의 눈치보기로 법사위에 상정하지 못했다.
전남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잇따른 낭보로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켰다. 순천시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발돋움했다. 7개월 동안 98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해 333억 원의 수익을 달성하는 등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5월에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실제 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첫 실전 발사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연말에 정부가 발표한 남부권광역관광개발은 이른바 ‘K관광휴양벨트 사업’으로 불리며 전남을 중심으로 한반도 남부권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육성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전체 사업비의 43%인 1조 3000억 원이 전남에 투자된다.
전두환 손자 전우원의 광주 방문과 참회는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용기있는 행동으로 기억된다.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과 함께 광주시민들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 한 해였다.
갑진년은 지난해의 성과를 좋은 결실로 맺고 부족한 점은 보충해 완성해가는 한 해가 돼야 한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정치의 해다. 한국의 총선과 미국의 대선 등 지구촌 50여개 국가에서 크고작은 선거가 치러진다. 관심은 단연 4월 10일 열리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다. 이번 총선은 집권 3년차인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의 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제 1당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격전을 벌일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 동력 확보를 위해 질 수 없는 선거이고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처럼 거대 야당은 아닐지라도 과반 이상의 의석 확보로 정국 주도권을 잡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 창출을 목표로 하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변수는 두 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부동층 비율도 30%를 넘어 의미있는 의석의 제 3당 출현이 가능할지 여부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해 신당 창당에 들어갔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도 탈당을 기정사실화 하고 신당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 당에서 얼마나 원심력이 작용하느냐와 금태섭·양향자 신당과의 빅텐트 성사에 따라 제 3당의 파괴력이 결정될 것이다.
어느때보다 복잡한 구도속에 호남정치의 좌표와 복원 여부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전국적으로는 제 3당의 선전 가능성도 있지만 민주당 텃밭인 호남으로만 좁혀 본다면 파괴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내 갈등 해소와 혁신 방안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높지만 그렇다고 2016년 안철수의 국민의당 열풍과 같은 현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선거구가 늘어난 순천에서의 국민의힘 및 이준석 신당 후보의 선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호남 정치인들이 민주당의 주류로 목소리를 내는 호남정치 복원은 지역 유권자들의 염원이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만큼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버리고 지역발전을 견인할 후보를 선택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마무리 짓지 못한 광주·전남 현안들도 올해는 깔끔하게 매듭지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광주공항 이전 문제다. 시도지사가 무안으로의 통합 이전을 합의한 만큼 무안군민들을 설득해 내야 한다. 무안공항 문제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의 정치력 시험대가 될 것이다. 해를 넘긴 달빛철도특별법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마무리 지어야 한다. 4월 총선 전까지 물리적 시간이 많지 않다. 만약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다면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24년 숙원사업을 무산시킨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광주 복합쇼핑몰 3인방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전남의 K관광휴양벨트를 본 궤도에 올려 광주전남으로 관광객을 유인하는 것도 올해 핵심 과제중 하나다. 광주의 복합쇼핑몰과 전남의 관광자원인 문화예술, 섬 등을 연계한다면 머무르는 관광지로 거듭나 일자리 창출과 주민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전남의 숙원인 국립대 의과대학 유치도 올해 성과로 답해야 한다. 다행히 의사수 증원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압도적인 터라 여건은 어느때보다 좋다. 전남에만 유일하게 국립 의과대학이 없다는 것도 유치 명분으로 충분하다.
지난해가 견리망의의 해였다면 올해는 견리사의(見利思義)의 해가 돼야 한다. 분열과 갈등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정치인부터 자신의 이익보다 대의명분을 우선시하는 견리사의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해묻은 지역 현안들을 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올해로 창사 72주년을 맞는 광주일보는 늘 그랬던 것처럼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정론을 편다’는 사시(社是)을 받들어 공정하고 균형잡힌 보도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린다. 총선의 해를 맞아 심층적인 분석과 논평을 통해 독자들의 올바른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문화 창달과 지역발전의 기수가 되겠다는 다짐처럼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현안에 대한 방향 제시에도 역할을 다하겠다. 새해 아침, 애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넘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