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힘, 문해력 - 정하늘 조선대 신문방송학과 2년
2023년 11월 14일(화) 00:00 가가
문해력이란 문자 해독 능력을 뜻하며 소통, 문자 이해와 해석, 창작 등 넓은 범위를 의미한다. 의미 적용과 의미 연결로 나눠볼 수 있는데, 유네스코에 따르면 “저소득 국가의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서 기본적 문해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면 약 1억 7100만 명이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고 예측했을 정도로 문해력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은 상당히 크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문해력’에 대해 다시 정의할 필요성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됨에 따라 유튜브 등 각종 미디어 매체를 일상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대폭 증가하면서 문해력, 쓰기, 읽기 등 기본적인 인간의 언어 및 수리 능력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대학 교수님이 웃지 못할 내용을 소개했다. 대학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문제를 출제하면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특정 문제를 논하시요’라는 지문을 제시하면 엉뚱하게도 개념만 나열하는 답안이 속출한다고 사례를 들려줬다. ‘특정 현안에 대해 비판하시오’라는 지문을 제시해도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적인 시각 대신, 단순한 사실만을 나열한 답안을 제출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심지어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해 과제를 제때 못 낸 대학생과 교수의 대화가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모두 문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또한, 짧은 글들과 영상에 익숙해지며 점차 어휘력이 떨어지고 긴 글 읽는 것을 힘겨워하는 현상이 현저히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SNS상에서 제목을 보고 내용은 건너뛴 채 댓글만 읽는 경우가 있다. 진짜 뉴스냐 가짜 뉴스냐를 따지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 편향’에 빠지기도 한다.
글을 읽는 습관을 통해 문해력은 향상되며, 동시에 지식과 시각적 상상력도 더욱 풍부해진다. 포털 기사를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종이 신문이 존재하는 이유 또한 몰랐던 부분 혹은 알고 싶은 분야, SNS에서 벌어지는 일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종이는 여백에 메모를 남기거나, 밑줄 긋기를 통해 읽기 과정을 역동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특히 메모를 통한 주석 달기는 정적인 독서 과정을 적극적인 관계 맺기로 전환하는 과정이므로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고 있거나 글의 길이가 긴 책을 읽을 때 적용한다면 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독자가 손을 움직여 직접 종이 페이지를 넘기고 이제껏 얼마만큼의 분량을 읽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종이 신문은 같은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들고, 서사 속에서 어떤 시공간적 위치에 도달해 있는지 쉽게 자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를 통한 읽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이유는, 스크린을 통한 읽기는 그 깊이가 쉽게 얕아지기 때문이다. 읽기의 속도가 무의식적으로 빨라지고 훑어 읽거나 건너뛰어 읽는 등의 상황이 발생한다. 이 밖에도 주의가 분산되기 쉬워 가볍고 얕은 읽기에 빠져들기 쉽다는 것이 디지털 매체를 통한 읽기의 함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매체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의 속성에 알맞은 읽기 전략을 취해야 한다. 새로운 매체를 더 많이, 다양하게 접하고 집중해서 읽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의 도입이 피할 수 없는 변화라면,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통해 매체별 특성에 따른 읽기 습관을 형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읽는 것은 사회적인 활동이다. 대화하고 공부하기 위함이며, 문해력을 기르는 것은 사회적 독서를 경험하는 것이다.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대학 교수님이 웃지 못할 내용을 소개했다. 대학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문제를 출제하면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특정 문제를 논하시요’라는 지문을 제시하면 엉뚱하게도 개념만 나열하는 답안이 속출한다고 사례를 들려줬다. ‘특정 현안에 대해 비판하시오’라는 지문을 제시해도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적인 시각 대신, 단순한 사실만을 나열한 답안을 제출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심지어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해 과제를 제때 못 낸 대학생과 교수의 대화가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모두 문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특히 메모를 통한 주석 달기는 정적인 독서 과정을 적극적인 관계 맺기로 전환하는 과정이므로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고 있거나 글의 길이가 긴 책을 읽을 때 적용한다면 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독자가 손을 움직여 직접 종이 페이지를 넘기고 이제껏 얼마만큼의 분량을 읽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종이 신문은 같은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들고, 서사 속에서 어떤 시공간적 위치에 도달해 있는지 쉽게 자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를 통한 읽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이유는, 스크린을 통한 읽기는 그 깊이가 쉽게 얕아지기 때문이다. 읽기의 속도가 무의식적으로 빨라지고 훑어 읽거나 건너뛰어 읽는 등의 상황이 발생한다. 이 밖에도 주의가 분산되기 쉬워 가볍고 얕은 읽기에 빠져들기 쉽다는 것이 디지털 매체를 통한 읽기의 함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매체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의 속성에 알맞은 읽기 전략을 취해야 한다. 새로운 매체를 더 많이, 다양하게 접하고 집중해서 읽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의 도입이 피할 수 없는 변화라면,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통해 매체별 특성에 따른 읽기 습관을 형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읽는 것은 사회적인 활동이다. 대화하고 공부하기 위함이며, 문해력을 기르는 것은 사회적 독서를 경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