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이해인의 햇빛 일기 - 이해인 지음
2023년 10월 20일(금) 14:00
수도자이며 베스트셀러 시인인 이해인 수녀는 그동안 주옥같은 작품으로 많은 이들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우는 시를 썼다. 그의 작품을 읽고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는 이들이 많다. 시가 주는 힘이며, 세상 사람과는 다른 종교인이 주는 평안의 힘이다.

이해인 수녀가 신작 시집을 펴냈다.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후 8년 만에 발간한 ‘이해인의 햇빛 일기’는 맑은 감성으로 갈무리한 작품집이다.

시인은 “이 시집의 제목을 ‘햇빛 일기’라고 한 것은 햇빛이야말로 생명과 희망의 상징이며 특히 아픈 이들에겐 햇빛 한줄기가 주는 기쁨이 너무도 크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내 몸의 사계절’, 2부 ‘맨발로 잔디밭을’. 3부 ‘좀 어떠세요?’, 4부 ‘촛불 켜는 아침’으로, 각 장마다 따스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특히 1부와 2부에는 투병 중에도 나날이 써낸 신작 시들이 담겨 있다. “처음으로 만난/ 햇빛의 고요/ 햇빛의 만남”이라는 ‘햇빛 향기’ 속에서 시인은 매일 아침을 맞으며 “넉넉한 양분을” 발견하는 것은 물론 이웃에게 “둥근 사랑을/ 시작한다”고 고백한다.

올해 78세인 시인은 이제 노년의 삶을 살고 있다. ‘노년 일기’라는 작품에서는 “혼돈 속에 뒤죽박죽이 된 것 같은 / 나의 일상을 억지로라도 받아들이며 / 웃어보려 애쓰지만 / 이게 쉽질 않아 우울해 있는데”라고 되뇌인다.

그럼에도 시인은 삶에 대한 성찰 외에도 아픈 이들을 위한 위로를 건네는데 초점을 둔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또 하루를 살아야겠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는 ‘또 하루를 살았구나’ 감탄의 기도를 바치면서, 기도하면서 우리 함께 길을 가기로 해요”라고 말한다. <열림원·1만6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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