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급하게 떠먹여 고령 환자 숨지게 한 요양보호사 집행유예
2023년 09월 10일(일) 20:35
광주지법 “응급상황 대비 안해”

/클립아트코리아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고령 환자에게 죽을 급하게 떠먹여 숨지게 한 50대 요양보호사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 6단독(부장판사 김지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59·여)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21일 오후 4시30분께 화순의 한 요양원에서 80대 환자 B씨에게 죽을 급하게 떠먹이면서 완전히 삼켰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B씨는 같은 날 오후 5시 50분께 음식물에 의해 기도가 막혀 숨졌다.

B씨는 치아를 상실한데다 삼킴장애(입, 식도 등의 기능감소로 음식을 넘기지 못하는 상태)가 있어 묽은 죽을 먹는데도 한 숟가락 당 평균 55초씩 걸렸으며 30여분 동안 식사를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A씨는 사건 당시 1분 20초 동안 5차례 B씨에게 죽을 떠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입가에 흘러내린 죽을 입안에 넣어 주었을 뿐 급하게 먹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영상으로 A씨가 죽을 떠먹여주는 것이 확인됐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환자가 끝까지 음식물을 삼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대비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를 저버렸다”면서 “피해자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요양원이 가입한 책임보험금이 유족에게 지급될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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