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가 대중적 종목될 수 있게 세계 정상 계속 도전할 것”
2023년 08월 28일(월) 19:45
전남공고 1학년 엄건주 군 세계요요대회 4A 종목 한국인 최초 우승
4학년때 생일선물로 받은 요요로 시작…아버지 열렬한 응원에 성장
“나만의 브랜드 전시하고 선수 양성하는 요요 박물관 만드는게 꿈”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WORLD YO-YO CONTEST 2023’ 4A 종목에서 우승한 전남공고 엄건주 군. <엄건주 군 제공>

“4학년 때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요요를 받아서 우연히 시작했어요. 화려한 기술과 정교함에 빠져 지금까지 요요를 잡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WORLD YO-YO CONTEST 2023’(이하 세계요요대회) 4A 종목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자가 나왔다. 전남공고 카페베이커리과 1학년 엄건주(17)군이 그 주인공이다. 4A 종목은 오프스트링(off-string)이라고도 불리며 요요 줄을 축에서 분리된 상태로 기술을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요요대회는 1932년 처음 시작된 이후 매년 전 세계 요요인들이 모여 경쟁하는 국제 대회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다가 4년만에 현장에서 열렸다. 특히 일본에서 개최하는 대회는 선수들 평균 실력이 높아 본선 무대에 진출하는 것이 어렵기로 유명하다.

엄 군은 이번 대회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썼다. 준결승 무대에서 탈락 커트라인 10위를 기록, 기술 하나만 놓쳐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슬아슬하게 결승에 올랐다. 엄 군은 우승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압도적인 성공률로 점수를 따냈고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요요는 하면 할 수록 새롭게 느껴집니다. 어려운 기술을 연마하고 높은 점수를 기록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연습에 몰두하곤 했어요.”

엄 군은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 6년동안 유튜브 등 영상 강의를 보며 요요를 스스로 익혔다. 2021년 쯤 잠시 슬럼프가 오기도 했지만 세계 정상 팀에 입단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극복해왔다. 엄 군은 대표적인 기술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그동안 직접 만들어낸 기술만해도 1000개는 넘을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엄 군이 요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꿈을 지지해주는 아버지의 열렬한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 군은 “저희 아버지가 저보다 더 열정적이셨어요. 제가 아직 기술력이 많이 올라오지 않았을 때 아버지께서 조언을 계속 해주셨고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늘 저를 자랑스러워하시는 모습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엄 군은 요요 박물관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요요 브랜드를 만들어 전시하고 후학을 양성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요요 연습뿐만 아니라 학교 생활도 성실히 하고 있다. 박물관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 베이커리 카페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자녀들이 요요 강습을 받고 있을 때 학부모들이 와서 편하게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싶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요요 선수들을 교육·양성해서 지금보다 더 대중적인 종목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계속해서 세계 정상 자리에 도전할 거고요.(웃음)”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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