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들의 춤…이색 돈키호테 만난다
2023년 07월 19일(수) 21:50
시립발레단 28~29일 북구문화센터…돈키호테보다 이발사·여관집 딸 사랑이야기에 초점

‘돈키호테 하이라이트’가 오는 28일과 29일 북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열린다. <광주시립발레단 제공>

원작과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다른 서사에 주목하는 작품을 ‘스핀오프’라 부른다. 고전 ‘돈키호테’의 주인공 돈키호테가 아니라 ‘여관집 여인’(키트리)과 ‘이발사’(바질)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하는 ‘돈키호테의 또 다른 버전’이 무대에 오른다.

광주시립발레단(예술감독 박경숙·이하 발레단)은 초청공연 ‘돈키호테 하이라이트’를 오는 28일(오후 7시 30분)과 29일(오후 3시 30분) 이틀에 걸쳐 북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펼친다. 발레단이 작년 10월 ACC에서 진행했던 공연을 특별기획해 하이라이트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평범한 이발사 ‘바질’과 여관집 딸 ‘키트리’.

광장 일대에서 선술집을 운영하던 ‘로렌조’는 딸 키트리가 바질과 시시덕거리는 모습을 못마땅해 한다. 그는 재산이 풍족한 귀족 ‘가마쉬’와 딸을 정략결혼시키려 하지만 거부를 당한다. 보편적인 사랑이야기이지만 원작의 내용을 몰라도 프롤로그와 막간에 조가영 해설자가 짤막한 해석을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공연의 막은 키트리(강민지, 공유민)와 바질(박관우, 보그단), 세기디야(김희준 등), 키트리의 친구들(임예섭 등) 및 토레로스(이기행 등)의 춤이 연다.

특히 캉캉을 연상하게 하는 붉은 티어 치마(층이 나뉜 치마)로 치창한 투우사들이 화려한 군무를 펼칠 예정이어서 이목을 끈다. 여기에 안무가 크리스토프 노보그로츠키의 현대적 해석이 가미됐다는 점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 돈키호테의 꿈속 서사에 등장하는 드림퀸(박선주)과 큐피드(곽지오), 돈키호테가 연모하는 둘시네아로 착각한 키트리의 솔로 무대 등 풍부한 레퍼토리도 마련돼 있다.

아울러 ‘드림 씬’은 키트리와 바질을 쫓아갔다가 기절하게 된 돈키호테의 상황을 담은 2막으로 집시 킹(하승수)과 퀸(김희현)의 춤 등이 압권이다. 스페인의 정열적인 몸짓과 중력을 거스르는 점프는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3막은 로렌조의 여관에서 진행하는 결혼식. 기존의 국립발레단이 진행했던 2막으로 구성된 공연에 비해 이번 작품만의 차별점을 감상할 수 있다. 두 연인이 어우러져 추는 ‘그랑 파 드 되(두 사람의 춤)’를 보며 관객들은 ‘인간의 순수한 근원인 몸’을 통해 아름다움을 전하는 발레예술의 묘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레단은 최근 134회 정기공연 ‘DIVINE’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바 있다. 이번 무대에서도 발레단만의 색채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한편 박경숙 예술감독은 “‘돈키호테 하이라이트’는 갈라쇼처럼 해설을 곁들여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돈키호테의 작품 중 가장 화려하고 호응이 좋았던 장면들을 발췌한 것이기에 관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티켓 1만 원, 티켓링크에서 단독 판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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