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사’ KIA 최형우 “후배들과 가을잔치 즐기려 뛴다”
2023년 06월 27일(화) 23:30
1500타점 넘고 올스타 베스트 선정
항상 최선 다하는 게 내 스타일
40 넘어도 할 수 있다는 것 보여줘

KIA 최형우가 27일 팬이 1500타점 달성을 기념해 보내준 커피차 앞에서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의 역사는 계속된다.

KIA 최형우는 지난 20일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하면 이승엽(1498점) 두산 감독을 넘어 KBO리그 최다 타점 기록의 새로운 주인공이 됐다. 이 홈런이 투런포였기 때문에 최형우는 KBO리그 첫 1500타점 고지까지 동시에 넘었다.

‘방출 신화’ 주인공으로 꾸준하게 많은 기록을 만들어가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던 최형우에게도 최다 타점은 기다렸던 기록. 자신의 2003번째 경기에서 기록과 팀 승리를 동시에 만든 최형우에게는 경사가 겹쳤다.

최형우는 26일 발표된 KBO 올스타 ‘베스트 12’ 나눔 올스타 지명타자로 선정돼 다시 한번 올스타 무대를 밟는다.

102만1304표로 팬투표 1위에 오른 최형우는 선수단 투표에서도 168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선수단 투표 2위는 LG 김현수로 76표.

“이 나이에 뽑아준다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 너무 감사하다. 아직 나를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며 웃음을 보인 최형우는 “후배 선수들도 나를 뽑아줘서 고맙다. 아직 후배들한테 내 이름이 보이기는 하는구나 이런 게 느껴졌다”고 베스트 12 선정 소감을 밝혔다.

1500타점이라는 고지를 넘은 최형우의 다음 목표는 없다. 원래 특별할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게 최형우의 스타일이다.

최형우는 “정말 목표가 없다. 원래 성격이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한다. 될 지 알 될지 모르는 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며 “예전에는 목표가 있었다. 3관왕도 해봤으니까 MVP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개인 기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신도 아니고 당연히 포기된다. 팀이 가을 잔치하고, 후배들과 파이팅 하는 것을 원하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건 없다. 아예 없다”고 말했다.

기분 좋게 최다타점과 올스타 베스트를 이루기는 했지만 지난 2년 위기도 있었다. 2021시즌 망막이상으로 고전했고, 40대에 접어든 지난 시즌에는 초반 부진으로 우려를 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시작부터 좋았다. 개막 후 4월까지 0.316의 타율을 기록했고, 5월에도 0.324 타율을 자랑했다.

27일 전까지 9개의 홈런도 기록했다. 1500타점을 채운 기록적인 홈런을 만든 최형우는 4월 21일 삼성전에서는 역전 끝내기 스리런도 장식하면서 극적인 순간도 연출했었다.

지난 2년과 다른 흐름이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달라진 것은 운, 자신감이다.

최형우는 “초반에 운이 따르니까 자신감이 붙었다. 작년에는 초반 잘 안돼서 소극적으로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타구 스피드가 떨어지니까 빠질 게 잡히기도 했다. 올해는 운이 좋다 보니까 자신 있게 치게 된다. 그러면서 타구가 움직이면서 수비 옆으로 빠질 수도 있고 3할을 기록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운을 말하기는 하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가 바탕이 된 결과다. 최형우는 올 시즌에 앞서 미리 스프링캠프지가 마련된 미국 애리조나로 건너 가 자체 캠프를 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캠프를 치르고, 시즌을 준비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은 재작년 후반기 느낌, 작년 후반 느낌이다. 지금 뭔가 좋아진 것은 아니다. 작년 전반기는 딴 사람 된 것처럼 이상했던 것이다. 타격하는 느낌은 똑같은데 지난해 전반기는 바보가 되고, 내 자신을 잃어버린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42살. 특별한 목표가 없다고 하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는 마지막을 위해, 후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릴 생각이다.

최형우는 “내가 프로 들어왔을 때만해도 선배들 32~33살 정도 밖에 없었다. 나도 그렇고 양의지(두산), 강민호(삼성)도 더 하면 할수록 사람들이 베테랑을 보는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40넘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몸이 될 때까지 더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성적으로 팀에 기여해 후배들과 또 다른 가을 잔치를 즐기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래서 나성범과 김도영의 가세가 반갑다.

그는 “나성범과 김도영은 슈퍼스타다. 선수들 역할이 다르고 각자 위치에서 해야 팀이 돌아가지만 일단 두 선수가 와서 라인업이 바뀌었다. 이 정도 존재감 있는 선수들이다”며 “후배들과 잘해서 가을 잔치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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