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과 결합…역사를 노래하는 앙상블 꿈꿔요”
2022년 10월 16일(일) 21:35 가가
역사를 예술로 전달 ‘가람휘락’
첫번째 공연…연말까지 6번 계획
첫번째 공연…연말까지 6번 계획
역사를 노래하는 이들의 시선 끝에는 그리고자 하는 세상이 담겨있다. 음이 내려갈 때마다, 혹은 올라갈 때마다 꽉 쥔 주먹에는 더욱 힘이 들어갔고 질끈 감은 눈을 떴을 때는 붉어진 눈을 마주할 수 있었다. 토해내듯 내뱉는 목소리는 머지않아 간절한 바램이 되어 흘러나왔고 동시에 시공간은 3·1운동이 발생했던 1919년 천안으로, 5·18이 발생했던 1980년 금남로 한복판으로 옮겨갔다.
역사적인 곡을 노래하는 그룹은 많지만 역사를 노래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활동하는 그룹은 많지 않다. 역사를 예술로서 전달하기위해 존재하는 그룹 ‘가람휘樂’(이하 가람휘락)이 창단 5개월 만에 첫번째 공연을 개최했다.
‘가람휘락’의 ‘가을:음악에 물들다’ 무대가 지난 14일 남구 봉선동의 스페이스 모모에서 펼쳐졌다. 이날 무대에는 전일빌딩 245 사업단 총감독을 맡은 테너 송태왕을 비롯해 바리톤 이형기, 소프라노 박성경, 피아노 김정은이 섰다.
‘역사를 노래해보자’는 뜻을 함께한 이들이 모여 만들어진 단체 ‘가람휘락’은 강을 의미하는 ‘가람’과 커다란 그릇을 의미하는 ‘휘’,음악을 의미하는 즐길락(樂)으로 ‘강물을 채울 만큼 큰 그릇’을 의미한다. 총 11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으며 대부분 광주에서 아티스트, 영상 제작, 기획자로 활동해온 이들이다.
바리톤 이형기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무대는 가족의 따뜻함을 다룬 ‘마중’과 그리움을 넘어선 사랑을 노래하는 ‘연’, ‘얼굴’ 등 10곡을 노래했다. 테너 송태왕은 ‘얼굴’을 부르기 앞서 ‘군화발에 밟혔던 5·18 시민군의 얼굴이 떠오르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가람휘락의 무대는 세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가람휘락 아티스트 자체 공연과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역사적 코멘트 강연, 지역 신진 아티스트의 무대로 구성돼 있다.
후원처 없이 멤버 사비로 운영되고 있는 가람휘락이 출연료를 지불하면서까지 신진 아티스트를 무대에 세우는데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이들 창단의 목적이 ‘지역 신진 아티스트 발굴’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역 아티스트가 설 수 있는 토대를 잘 만들어놓으면 아티스트를 꿈꾸는 친구들이 어려움 없이 무대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거라 생각합니다. 가람휘락이 앞장서서 선배로서 시스템 구축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오피니언 리더 강연자로는 홍인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이 초대됐다. 홍 관장은 이날 공연장이 위치한 봉선동과 5·18의 공간적 역사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이어진 공연에서는 올해 5월 18일 공개된 ‘리멤버-5·18’에 이어 ‘대한민국 만세’가 처음으로 선보여졌다. ‘리멤버-5·18’은 1980년 당시 권력에 맞서 싸웠던 이들은 소박한 삶을 살아가던 우리 곁의 이웃들이었으며, 오늘날 5·18은 곧 죽음을 의미하지만 사실은 피가 부족하면 헌혈에 나서고 다치면 숨겨주고 배고프면 주먹밥을 쥐어줬던 ‘살림’이었다고 말한다.
11월 중 정식 음원으로 등록되는 ‘대한독립 만세’는 3·1 운동 당시 태극기를 흔들며 숨을 거둔 애국지사를 삼천리 방방곡곡을 날아다니는 ‘나비’의 모습에 빗대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표현했다.
두곡에 모두 작사·작곡으로 참여한 조정훈 작곡가는 “단순히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더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역사 속의 행위자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연결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아 곡을 만들고 싶었다”고 창작의 취지를 밝혔다.
연말까지 6번의 공연을 앞두고 있는 가람휘락은 앞으로도 다채로운 공연과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광주시민을 위하여’라는 작사 경연 대회를 열고 대규모 무대를 꾸려 더 많은 이들의 무대를 선보인다. 오는 27일 공연에서는 성진기 전남대학교 명예교수가 강사로 나서며 신진 아티스트로는 대학교 학생 4명이 함께한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가람휘락’의 ‘가을:음악에 물들다’ 무대가 지난 14일 남구 봉선동의 스페이스 모모에서 펼쳐졌다. 이날 무대에는 전일빌딩 245 사업단 총감독을 맡은 테너 송태왕을 비롯해 바리톤 이형기, 소프라노 박성경, 피아노 김정은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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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박성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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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이형기 |
가람휘락의 무대는 세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가람휘락 아티스트 자체 공연과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역사적 코멘트 강연, 지역 신진 아티스트의 무대로 구성돼 있다.
후원처 없이 멤버 사비로 운영되고 있는 가람휘락이 출연료를 지불하면서까지 신진 아티스트를 무대에 세우는데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이들 창단의 목적이 ‘지역 신진 아티스트 발굴’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역 아티스트가 설 수 있는 토대를 잘 만들어놓으면 아티스트를 꿈꾸는 친구들이 어려움 없이 무대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거라 생각합니다. 가람휘락이 앞장서서 선배로서 시스템 구축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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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 |
이어진 공연에서는 올해 5월 18일 공개된 ‘리멤버-5·18’에 이어 ‘대한민국 만세’가 처음으로 선보여졌다. ‘리멤버-5·18’은 1980년 당시 권력에 맞서 싸웠던 이들은 소박한 삶을 살아가던 우리 곁의 이웃들이었으며, 오늘날 5·18은 곧 죽음을 의미하지만 사실은 피가 부족하면 헌혈에 나서고 다치면 숨겨주고 배고프면 주먹밥을 쥐어줬던 ‘살림’이었다고 말한다.
11월 중 정식 음원으로 등록되는 ‘대한독립 만세’는 3·1 운동 당시 태극기를 흔들며 숨을 거둔 애국지사를 삼천리 방방곡곡을 날아다니는 ‘나비’의 모습에 빗대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표현했다.
두곡에 모두 작사·작곡으로 참여한 조정훈 작곡가는 “단순히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더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역사 속의 행위자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연결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아 곡을 만들고 싶었다”고 창작의 취지를 밝혔다.
연말까지 6번의 공연을 앞두고 있는 가람휘락은 앞으로도 다채로운 공연과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광주시민을 위하여’라는 작사 경연 대회를 열고 대규모 무대를 꾸려 더 많은 이들의 무대를 선보인다. 오는 27일 공연에서는 성진기 전남대학교 명예교수가 강사로 나서며 신진 아티스트로는 대학교 학생 4명이 함께한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