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천개의 씨앗을 품은 꽃
2022년 10월 12일(수) 20:05
박유자 개인전 23일까지 남도향토음식박물관

‘자연 속으로-가을’ ‘자연 속으로-겨울’

해바라기의 꽃말은 일편단심, 사랑, 희망 등이다. 서양화가 박유자 작가가 오랫동안 해바라기 작업에 매진한 이유는 그림을 그리며 언제나 마음의 위로를 얻었고, 희망과 사랑의 정서가 관람객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라서다.

박유자 작가 개인전이 오는 23일까지 남도향토음식박물관(광주시 북구 설죽로 477)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해바라기-천개의 씨앗을 품은 꽃’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40여점을 선보인다.

동일 소재로 작업을 이어갈 때,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언제나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에 선보이는 해바라기 작품은 펜으로 그린 드로잉 작업과 화면 바탕에 엷게 깔린 아크릴, 두툼한 유화 터치가 어우러졌다. 또 활짝 핀 해바라기 뿐 아니라, 희로애락이 담긴 인생을 표현하듯 꼿꼿이 피어 있는 자태와 더불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까지도 함께 담아냈다. 화면에 등장하는 해바리기들이 ‘마주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서로 사랑하며 마음을 나누자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의 회색빛 바탕 대신 연보랏빛을 적극 활용한 것도 신작의 변화된 모습이다. 여름 풍경을 그리다 ‘우연히’ 보라색 물감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기존에 무채색을 주로 쓰던 데서 벗어나 최근 작업에서는 다양한 색채 실험도 해보는 중이다.

또 작품에 새롭게 등장시킨 ‘길’은 그의 마음의 행로를 따라간 장치다. 한 곳에 정착해 있기 보다는 풍경 속으로, 삶속으로 걸음을 옮기며 천천히 걷는 모습을 상상했다.

커다란 은행나무가 화면에 등장하는 ‘자연속으로’ 시리즈는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코로나 19로 작업실에 머물 시간이 많아진 그는 150호 캔버스를 여러 개 구입하고, 작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 때 떠오른 게 10여넌 전에 그렸던 은행나무였다.

‘자연속으로’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풍경을 은행나무와 해바라기 등에 담아낸 연작이다. 전시장에 나란히 걸린 작품은 ‘같은 듯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봄 풍경엔 화사한 벚꽃과 노란나비가 등장하며 푸른 기운이 느껴지는 여름의 은행나무는 마치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화면에 붙인듯한 독특한 해바라기와 수국이 눈길을 끈다. 가을 풍경에는 노란색 은행나무와 해바라기가 등장하며 흰눈을 덮어쓴 겨울의 은행나무는 붉은 동백꽃과 함께 자리한다.

조선대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박 작가는 지금까지 20여회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다양한 그룹전과 아트페어에 작품을 출품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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