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기 개인전, 미래의 유물 ‘돼지저금통’
2022년 08월 31일(수) 21:10
13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서 열리는 이정기 개인전

‘우리의 모든 것은 미래의 유물로 남는다.’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멈추지 않는 이정기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다. 유물은 과거, 현재, 미래의 연결고리이고, 이 시대 우리의 모습이 미래에 어떻게 남을 것인지 모를 일이기에 그는 미래에 유물이 될 것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그가 이번에 소재로 삼은 것은 어릴적 누구 집에나 하나쯤 있었을 돼지저금통이다.

이정기 작가 개인전이 오는 13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현재인:불확실한 가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전시장을 가득 채운 대형 돼지저금통 조형물과 더불어 줄지어 좌대 위에 놓인 돼지저금통 형상들을 배치했다. 또 자연 속에서 촬영된 돼지저금통 이미지를 출력한 인쇄물을 전시장 벽면에 부착했다.

돼지저금통 형상은 ‘미래에 발견된 유물의 형식’을 띄도록 연출된 덕에 관람객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오늘날 효용과 유용 가치가 없어지는 동전처럼, 저금통 역시 사라져 가는 한 시대의 상징물로 표현된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 작가는 산업의 고도성장과 물질적 풍요에서 저금통, 저축, 절약이라는 개념의 변화에 대한 생각을 크고 작은 돼지저금통으로 표출했다”고 말한다.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한 이정기 작가는 광주미술상, 신세계미술제 대상을 수상했으며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전에 선정됐다. 광주시립미술관 국제레지던시 첫 입주작가로도 활동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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