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고위험 산모·신생아는 안전한가-김윤하 전남대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
2022년 08월 24일(수) 22:00 가가
최근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명 종합병원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의료계가 시끄럽다.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실로 옮겨진 간호사가 수술할 의사가 없어 사망한 일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의사 수가 부족하니 늘리자” “의사 수가 문제가 아니고 의료수가가 문제다” 등등 여러 의견들이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필수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일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항상 주장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해 2월 초 한밤중 당직 전문의에게서 전화가 왔다. 조산 진통으로 입원해 있던 임신 24주 세 쌍둥이를 가진 산모의 진통이 심해진 상황이었다. 새벽 2시 병원에 도착해 진찰한 결과 제왕절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세 쌍둥이를 입원시킬 공간이 없었다. 결국 신생아 집중 치료가 가능한 전국 각지의 병원에 전화를 해 겨우 서울삼성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새벽 3시 30분께, 만일의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전공의와 함께 임신부가 119구급차에 의해 서울삼성병원으로 전원됐고 “분만실로 무사히 산모를 옮겼다”는 소식을 알려 왔다. 다음날 전공의의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하려 했더니 보이지 않았다. 서울삼성병원에서 광주로 오는 길에 타고 있던 119구급대가 가드레일에 접촉 사고를 내서 타박상을 입어 쉬고 있다는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큰 사고는 아니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지역에서 필수 의료 분야로 매우 중요한 모자 보건을 담당하는 전남대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가 직면하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보이는 국가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더욱이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임신 중독증, 조산, 전치 태반, 다태아 임신, 자궁 내 태아 발육 부전, 임신성 당뇨 등 고위험 산모의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고위험 산모의 관리와 경각을 다투는 산후 출혈 처치로 인해 권역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한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은 더욱 그렇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전부터 이 센터의 운영에 또 하나의 큰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것은 바로 의료 인력 문제다. 산부인과, 모체태아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분과의 인력난은 매우 심각하다. 임신과 출산을 담당하는 모체태아의학 의사의 경우 낮과 밤이 따로 없는 생활이 당연하고, 그것은 신생아 분과를 담당하는 의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위험 산모가 분만을 하게 되면 자연히 아이를 담당하는 신생아 세부 전문의의 처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조산으로 초미숙아를 분만한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올해 산부인과의 경우 전공의 정규 정원 확보율은 81%인데 그나마 수도권 집중 현상이 매우 심해 지방은 전멸에 가깝다.
모체태아의학 전문의(전임의) 지원이 없는 곳이 전국 병원의 63%에 해당한다. 소아청소년과는 더욱 심한데 2022년에는 28%의 충원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그중 신생아 분과 전문의(전임의)는 확보 인원이 0명인 곳이 전국 병원의 71%에 해당한다.
전남대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진료 현황을 살펴보자. 전남대병원 분만실은 총 19명의 산모가 입원할 수 있는데, 지난 한 달간 재원환자 상황을 보면 분만실 입원 환자는 평균 22.7명 정도다. 입원실 정원을 초과하면 나머지 환자는 입원실이 아닌 진통실, 태아 모니터링실 등에 며칠 동안 임시로 있다가 입원실로 간다. 신생아 중환자실도 상황은 비슷하다. 총 45실이 운영 가능하지만 지난 한 달 평균 44.6명에 달했다. 또한 신생아 중환자실은 전문의 1인당 담당 병상수가 전국 평균의 1.5배에 달한다. 지역 내 시급을 다투는 위중한 산모 혹은 신생아가 생길 경우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운영 중인 우리 병원에서도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그 빈도는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전국 방방곡곡 전화를 하며 해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항상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 사이 필수 의료에 종사하는 인력들은 지쳐가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위해 하얀 밤을 묵묵히 책임감으로 견디고 있는 이 지역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에게 깊은 관심과 확실한 재정적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가 아닐까?.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보이는 국가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더욱이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임신 중독증, 조산, 전치 태반, 다태아 임신, 자궁 내 태아 발육 부전, 임신성 당뇨 등 고위험 산모의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고위험 산모의 관리와 경각을 다투는 산후 출혈 처치로 인해 권역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한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은 더욱 그렇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전부터 이 센터의 운영에 또 하나의 큰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것은 바로 의료 인력 문제다. 산부인과, 모체태아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분과의 인력난은 매우 심각하다. 임신과 출산을 담당하는 모체태아의학 의사의 경우 낮과 밤이 따로 없는 생활이 당연하고, 그것은 신생아 분과를 담당하는 의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위험 산모가 분만을 하게 되면 자연히 아이를 담당하는 신생아 세부 전문의의 처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조산으로 초미숙아를 분만한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올해 산부인과의 경우 전공의 정규 정원 확보율은 81%인데 그나마 수도권 집중 현상이 매우 심해 지방은 전멸에 가깝다.
모체태아의학 전문의(전임의) 지원이 없는 곳이 전국 병원의 63%에 해당한다. 소아청소년과는 더욱 심한데 2022년에는 28%의 충원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그중 신생아 분과 전문의(전임의)는 확보 인원이 0명인 곳이 전국 병원의 71%에 해당한다.
전남대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진료 현황을 살펴보자. 전남대병원 분만실은 총 19명의 산모가 입원할 수 있는데, 지난 한 달간 재원환자 상황을 보면 분만실 입원 환자는 평균 22.7명 정도다. 입원실 정원을 초과하면 나머지 환자는 입원실이 아닌 진통실, 태아 모니터링실 등에 며칠 동안 임시로 있다가 입원실로 간다. 신생아 중환자실도 상황은 비슷하다. 총 45실이 운영 가능하지만 지난 한 달 평균 44.6명에 달했다. 또한 신생아 중환자실은 전문의 1인당 담당 병상수가 전국 평균의 1.5배에 달한다. 지역 내 시급을 다투는 위중한 산모 혹은 신생아가 생길 경우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운영 중인 우리 병원에서도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그 빈도는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전국 방방곡곡 전화를 하며 해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항상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 사이 필수 의료에 종사하는 인력들은 지쳐가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위해 하얀 밤을 묵묵히 책임감으로 견디고 있는 이 지역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에게 깊은 관심과 확실한 재정적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