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꼴찌 문화 인프라 확충 ‘삶의 질’ 제고를
2022년 08월 24일(수) 00:05
예부터 광주를 ‘예향’(藝鄕)이라 불렀다. 조그만 다방에 가더라도 그림 한 조각은 걸려 있고 소리 한 대목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 의미에서다. 지금도 광주를 대표하는 단어로 ‘예향’을 거론하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예향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지역 간 삶의 질 격차, 문화·보건·교육’ 보고서를 보면 광주를 예향이라 부르기가 무색할 정도다. 문화와 보건·교육 전반에서 기반 시설이 전국 평균보다 열악해 주민들의 삶이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도서관과 미술관 등 문화 인프라와 공연 횟수 등 문화 분야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광주에 있는 국공립 도서관은 24곳으로 전국 시도 평균 69곳의 35% 수준이었고, 박물관도 12곳에 불과해 전국 평균(53곳)의 23%에 그쳤다. 또 미술관은 14개, 문화예술회관은 7개, 지방 문화원은 5개로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공연 횟수도 연간 247회에 머물러 울산에 이어 광역시 가운데 가장 적었다. 전남의 도서관 수는 전국 평균과 비슷하지만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도보로 평균 100분이 걸렸다. 공연 횟수는 최하위인 광주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의료 인프라도 주민 삶의 질에 중요한 요소다. 광주는 전체 인구 대비 0~6세 영유아 인구 비율이 5%로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도시인데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는 전국 평균의 절반 가량이고, 산부인과 의원 수도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등 필수 의료 인력 부족이 심각했다.

문화·의료 인프라는 주민의 정주 여건과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꼴찌 수준인 문화 인프라 확충과 필수 의료 인력 확보 없이는 지역에 살라고 할 수 없다. 자치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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