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과 스케일링-김영일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치과과장
2022년 07월 20일(수) 20:30
치과의 진료 영역 중 스케일링이라는 것이 있다. 용어는 모두 알고 있지만 스케일링의 목적이나 결과, 시행 과정 등은 잘 모르거나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많다. 올바른 스케일링 상식에 대해 알아보고, 구강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잇몸병을 일으키는 주 원인인 치태(프라그)와 같은 연한 부착물과 치석 같은 단단한 부착물을 제거하고, 치아 표면을 매끈하고 깨끗하게 해 주는 치료를 스케일링 혹은 치석 제거술이라 한다. 우리가 음식물을 먹고 난 후 치아를 깨끗이 닦지 못하면 음식물의 미세한 찌꺼기가 치아에 남아 있어 세균 덩어리의 막을 형성한다. 이를 치태 혹은 프라그라고 하며, 칫솔질에 의해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세균 덩어리의 막은 타액(침) 내의 칼슘 성분을 흡수해 돌처럼 굳어서 치아와 잇몸 사이에 부착되는데, 이것을 치석이라 한다.

치석이 부착되면 잇몸은 검붉은 색으로 붓고 피가 잘 나게 되며 탄력이 없어지고 냄새가 난다. 심하면 치아를 둘러싼 뼈(치조골)가 흡수돼 뿌리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치석을 가급적 빨리 제거하는 것이 잇몸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

스케일링은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균 덩어리인 치석을 제거하는 치료이다. 이 과정에서 치아와 잇몸뼈 사이에 있던 치석이 제거되면 빈 곳이 생긴다. 잇몸 상태가 매우 불량하고 치석이 많은 경우, 치석이 여러 치아를 붙잡아 주어 스케일링을 하기 전에는 오히려 흔들림이 적었던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치석이 제거되면 접착제처럼 붙잡아 주는 효과가 없어져 일시적으로 개별 치아가 흔들리지만, 이후 정상 조직이 재생되면서 흔들리는 증상은 줄어든다.

스케일링을 하면 이 사이가 더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와 이 사이는 잇몸으로 채워져 있는데, 그 사이에 치석이 많이 붙으면 잇몸이 내려가고 그 자리를 치석이 차지한다. 치석이 많이 붙어있는 상태에서 스케일링을 하면 치석이 있던 자리에 공간이 생긴다. 이때 한번 내려간 잇몸은 다시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이와 이 사이에 공간이 생겨서 스케일링 때문에 이 사이가 벌어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므로 치석은 생기기 시작할 때 빨리 제거해야 한다.

스케일링을 시행한 후 시리다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치석이 많은 사람일수록, 잇몸 염증이 심하게 진행된 사람일수록 더 느끼기 쉽다. 가장 흔한 불편감은 치아가 시리다는 것이다. 처음 스케일링을 받은 사람들은 치아가 더 민감해져 차고 더운 것에 시림을 호소한다. 목욕을 하고 난 후 일시적으로 피부가 저항력이 약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치아도 묶은 때를 벗겨내는 것과 같아 치아 내의 신경이 자극에 민감해지는 것이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둔감해진다.

스케일링을 하면 이를 깎아내는 것으로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스케일링은 미세한 진동을 주어서 치아에 붙은 치석만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불을 탈탈 털어서 먼지를 터는 것과 같은 이치이며 치아 자체에는 손상이 없다.

스케일링은 건강하고 튼튼한 치아와 잇몸을 위해 필수적인 예방 혹은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스케일링 후에는 일시적인 시림 현상이 있고, 치석을 제거한 부위에 공간이 형성되며 잇몸뼈가 녹아 있던 치아는 흔들리기도 한다. 그리고 치석에 의해 만성적인 염증 상태였던 부위가 치석 제거 시의 자극에 의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국한적인 염증 파급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치석이 많은 사람일수록 치석 제거 시 통증을 더 많이 호소하고 출혈도 많이 된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흔히 치석을 제거하면 치아가 약해진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스케일링에 대한 두려움에 의해 치석 제거를 하지 않는 자신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변명으로 생겨난 말일 수도 있다.

스케일링 후의 일시적인 현상으로 인해 치석 제거가 치아를 약하게 만든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건강하고 깨끗한 치아와 잇몸을 위해 올바른 칫솔질과 더불어 1년에 한두 차례의 정기적인 치석 제거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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