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안보윤지음
2022년 07월 16일(토) 17:00
뮤지션 요조는 이 소설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여진’을 읽고 나서 나는 기꺼이 할말을 빼앗긴 채로 다만 슬픔을 쥐고 있었다. 두 소년처럼, 누나처럼, 개처럼 나도 나의 슬픔을 꼭 쥐고 있다. 나의 희망도 또한 이 꽉 쥔 주먹 안에 있을 것이다.”

그만큼 소설에 대한 여운이 강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은 치유와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 안보윤 작가의 장편 ‘여진’은 상처를 딛고 회복하는 힘을 보여준다.

지난 2005년 장편 ‘악어떼가 나왔다’로 제10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안보윤 소설가는 장편 ‘오즈의 닥터’로 제1회 자음과모음상을, 단편 ‘완전한 사과’로 2021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소설은 나와 나의 누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유년 시절 할머니 댁에 곧잘 놀러가 그곳에서 보냈다. 그런 어느 날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은 아랫집 남자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만 있는 집의 문을 두드리면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작가는 핍진한 묘사와 잘 꿰어 맞운 이야기로 층간소음 문제, 아동학대 문제 등을 다룬다. 특히 작가는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의 아픔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학대를 방조하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우리들 주변에는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장편은 존재의 아픔과 그럼에도 상처를 끌어안고 회복하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쳐낸다. <문학동네·1만4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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