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 배우러 사우디에서 왔어요-이브라힘 압둘아지즈 조선대병원 이비인후과 연수의
2022년 06월 29일(수) 20:00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2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중동 의사 전문의 펠로우십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 그것도 광주의 조선대병원으로 연수를 오게 됐다. 아내와 두 아들, 이렇게 가족이 광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한데, 벌써 1년 4개월이 다 돼 간다.

처음에는 호주나 캐나다에서 연수를 할 계획이었으나 한국에서 연수 프로그램을 끝낸 사우디아라비아 의사가 한국 연수프로그램의 참여를 추천해준 것이 계기가 돼 조선대병원으로 연수를 오게 됐다. 한국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안전하고, 외국 사람들에 대한 친절도도 높으며, 공손하고 예절 바른 문화 등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먼저 사우디 동료 의사를 통해 한국의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많은 프로그램들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조선대학교병원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다. 이미 이비인후과 최지윤 교수님을 알고 있었고, 특히 그분이 코 성형술 및 치료에 있어서 아주 유명한 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저 없이 오게 됐다. 또한 조선대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진행하는 펠로우십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너무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선택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국가들 중에서 선진 국가로 대접받고 있다. 의학·의료적으로도 유전학과 암 치료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응급센터와 중환자실 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 이와 비교해 보면 한국은 대부분 의료보험이 잘 되어 있고, 대학병원이나 기타 병원도 환자의 진료 예약 시스템 등이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다. 또한 한국인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외국인센터가 따로 있어서 외국인들도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 좋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가와 개인, 두 가지의 시스템으로 나누어진다. 국가 의료는 문진소, 1·2차 병원으로 거쳐 가야 하는 시스템이 많지만, 개인 의료는 개인 보험(사보험)이 있으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1년 이상을 광주와 조선대병원에서 생활하면서 거의 한국인이 되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생활 방식이 한국 스타일로 바뀌면서 가장 먼저 변한 것이 매사에 서두르는 습관이 생겨났다. 좀체 시간 낭비도 안 하고, 매일 열심히 일하고 있다. 또한 조선대병원 연수 생활을 하면서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 지 배울 수 있었다. 사우디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팀워크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이 팀워크를 통해 연수 생활 하루하루가 너무 만족스럽다.

내가 연수 중인 조선대병원 이비인후과는 놀라운 과이다. 프로페셔널한 교수진이 있고, 수준 높은 수술 치료와 처방이 있고, 일하는 모든 스태프들이 좋다. 모두가 서로 도우면서 일하는 사람들, 이제는 전부 가족과 같은 느낌이다. 이 지면을 빌어 병원에 있는 모든 사람들, 특히 이비인후과 및 수술실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특히 진료부 이귀숙 선생님으로부터 병원 연수에서부터 한국 생활의 전반적인 부분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더불어 의술 연수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멘토 역할을 해 주시는 최지윤 교수님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

한국은 다양한 동양적인 요소와 현대의 문화가 함께 있는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한다. 쉬는 날이면 가족들과 함께 광주의 외곽 지역을 비롯해 부산, 제주, 서울, 여수 등 많은 곳을 여행했다. 조선대병원에서 연수뿐만 아니라 그 외 가족 생활도 만족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간 교류는 50년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첫 번째 계획은 양국의 우호 관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차원에서 조선대병원과의 채널을 만들어 지속적인 메디컬 프로그램을 통해 교류하는 것이다. 두 번째 계획은 한국 병원의 우수한 업무 환경을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지고 가서 그곳에서 실현시키는 것이다. 특히 조선대병원처럼 전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소망이다. 나아가 조선대병원에서의 연수 경험을 토대로 사우디 의과 대학생과 수련의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고, 환자가 신뢰하는 전문 병원을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