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감기와 다른 레지오넬라증-김동규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원장
2022년 06월 08일(수) 19:10
여름철이면 언론 보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레지오넬라균이다. 보건 당국은 매년 냉각수탑에서 레지오넬라균 검출을 위한 검사에 들어가고, 병의원에는 관련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형태의 뉴스들이다.

레지오넬라균은 하천·호수·토양 등의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온수시설·샤워기·스파·월풀, 에어컨과 같은 냉방시설의 냉각탑수, 가습기, 치료용 분무기, 호흡기 치료 장치, 장식용 분수 등에서 검출된다. 특히 따뜻한 물로 채워진 냉각탑이나 응축기는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이러한 환경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담조류, 아메바 등을 영양으로 삼아 증식하고 있다가 물 분자 입자의 형태로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폐포까지 들어가 증식하여 질병을 일으킨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람 간의 전파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크게 독감형과 폐렴형으로 나눌 수 있다. 독감형은 대부분 환자들이 보이는 형태로, 평소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은 경미한 독감 증상인 전신 피로감, 근육통을 시작으로 발열·오한·기침 등이 2~5일 지속되고 보통 1주일 이내에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폐렴형은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 흡연자 등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 폐렴형은 독감형보다 심각하며 폐에 염증이 생기면서 기침, 호흡 곤란 고열, 의식 장애 등이 동반된다. 잠복기는 2~10일로 발병 초기에는 입맛이 없고, 권태감이 있으며 점점 두통과 근육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레지오넬라증은 다른 질환과 뚜렷하게 구별될 수 있는 증상은 없으므로 가래나 폐 조직에서 균을 배양한 후 레지오넬라균이 있는지 확인한다. 균 배양에는 사나흘 정도 소요되며, 간접 형광 항체법 또는 기타 유의성 있는 진단키트를 이용하여 레지오넬라균에 대한 항체가 급성기와 회복기 혈청에 서 네 배 이상 증가한 경우, 소변 내에서 레지오넬라균 항원을 검출한 경우에 진단할 수 있다. 혈액검사 소견으로는 간 기능 검사의 이상, 혈뇨, 신부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합병증으로는 폐농양, 저혈압, 파종성 혈관 내 응고, 호흡 부전, 횡문근 융해증, 신부전 등 다양하므로 여름철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감염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한다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지만 방치한다면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레지오넬라증 예방을 위해서는 건물의 목욕탕 욕조수와 냉각탑수, 건물의 냉온수 시스템에 대해 주기적인 청소 및 소독, 수온 및 소독제 잔류 농도 관리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정에서도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실내에서 사용하는 에어컨의 응결수나 물받이 배관 등을 깨끗이 관리하고 필터를 자주 소독해야 하는데, 특히 올여름 에이컨을 처음 켠다면 가동 전 꼼꼼한 세척이 필요하다. 다행히 전파 위험성은 없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감염이 되어도 별도의 격리는 필요 없지만,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퍼져 있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므로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 주는 것이 좋다.

레지오넬라증 예방은 물론 여름철 면역을 높이기 위해서는 음식 섭취에도 정성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늘은 콜레스테롤 형성을 막아 주는 알리신이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며, 고등어는 단백질과 오메가3가 풍부하여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 토마토는 카로틴 성분과 붉은색을 띠게 하는 라이코펜 성분이 항산화 작용을 하며, 아몬드는 껍질에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백혈구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특히 ‘동의보감’에도 기록되어 있는 버섯은 베타글루칸 성분이 풍부해 이상 세포들을 공격하는 NK 세포를 활성화한다.

물놀이를 많이 하는 여름철, 감기에 걸린 듯한 생각이 든다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해 봐야 하며 평소 면역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벼운 운동이나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또한 물이 있는 곳이라면 레지오넬라균이 서식할 수 있으니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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