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와 피부 건강-조명래 동신대 한의학과 교수
2022년 05월 19일(목) 00:30
평소 일상에서의 많은 생활 습관들이 피부의 건강과 관련이 있다. 알아 두면 유익한 생활 습관과 피부 건강의 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衣)·식(食)·주(住) 그리고 수면(睡眠)은 우리의 피부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먼저 의(衣). 자연에 순응하여 옷을 입어라. 옛말에 ‘고기 반찬이 나물만 못하고 비단옷이 삼베옷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마음의 편안함을 함께 이르는 것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우리 몸에도 나물과 삼베옷이 더 좋다는 뜻이다. 옷은 가볍고 얇으며 활동하기 편한 것을 입어야 하는데, 이는 콧구멍을 막아 버리면 숨을 쉴 수 없듯이, 우리의 피부도 느슨한 옷 속에서 충분한 호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옷을 입는 원리는 자연의 이치에 맞추어야 하며, 두껍고 공기가 통하지 않는 옷을 피하고 가볍고 얇은 옷을 입음으로써 항상 피부의 숨구멍을 틔워 주는 것이 피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다음은 식(食). 언제, 얼마나, 어떻게 먹을 것인가. 옛 의서(醫書)에 “곡기(穀氣)가 원기(元氣)를 이기면 그 사람이 살찌나 오래 살지 못하고 원기가 곡기를 이기면 그 사람이 여위기는 하나 오래 살 수 있다”라고 했는데, 이처럼 음식은 적당한 때 적당히 먹고 물러나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몸, 아름다운 피부를 지니게 하는 비결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지켜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우리의 몸은 소우주(小宇宙)이기 때문에 봄에는 봄철에 나는 따뜻한 기운의 음식을, 여름에는 여름철에 나는 뜨거운 기운의 음식을, 가을에는 가을철에 나는 서늘한 기운의 음식을, 겨울에는 겨울철에 나는 차가운 기운의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둘째, 더울 때는 더운 음식을 먹고 추울 때는 서늘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예를 들어 뜨거운 여름에는 속이 허하기 때문에 삼계탕 등의 보양식으로 우리 몸을 보신한다. 이러한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법칙, 곧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법칙 뒤에는 우리의 몸은 그대로 우주 만물의 이치와 같아서 뜨거운 여름이면 서늘하게 식는 몸속을 덥혀 주어야 한다는 원리가 숨어 있다.

주(住)와 관련해서는 자연의 기운을 받으며 살아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대인들이 수많은 질환에 잘 걸리는 것은 집을 비롯한 건물, 도로 등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인위적인 환경 때문이다. 인간의 몸은 하나의 열 덩어리로서 피부를 통해 호흡을 하고 분출하기 때문에, 두껍고 공기가 통하지 않은 옷으로 중무장을 하면 피부의 호흡에 지장을 주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구 역시 하나의 거대한 열 덩어리라 할 수 있으며, 하늘과 땅의 기운이 서로 순환하고 호흡을 해야만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땅 표면을 모두 시멘트로 막아 버려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이 병에 걸리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먹고 자며 거처하는 집이야말로 건강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나 함부로 바꿀 수도 없고, 마음 먹은 대로 선택하기에도 어렵지만 가능하면 시멘트의 숲에서 벗어난 곳에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수면(睡眠). 최고의 보약은 잠이다. ‘밥 잘 먹고 잠 잘 자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다’라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 있어 잠은 중요한 것으로 하루 동안 움직이고 신경 쓰느라 쌓인 심신의 피로를 풀어 주는 것이 잠이다. 따라서 잠은 모든 휴식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인간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가장 바람직한 수면 시간은 6세 미만 유아가 15~20시간, 6세에서 15세 미만이 12~15시간, 15세에서 30세 미만이 10~12시간, 30세에서 40세 미만이 8시간이며, 그 뒤로는 차차 시간이 줄어들어 60세 이후에는 4시간만 자도 충분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바쁜 현대인의 생활환경 속에서는 위에서 말한 수면 시간을 따르기란 힘든 일이지만 적어도 하루에 7~8시간 정도는 자 주는 것이 좋다.

이처럼 의식주와 수면은 피부 미용은 물론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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