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로의 여행 ‘화순 고인돌 유적지’를 가다
2022년 04월 20일(수) 15:35
유네스코 등재 세계적 고인돌 군락지…보검재 계곡 일대 596기 밀집
축조과정 알 수 있는 채석장 보존…원형 움집 등 선사체험장도 운영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에 위치한 세계거석테마파크 내 축소형 프랑스 로체 돌멘. 높이 1.8m, 길이 1.4m로 프랑스 로체 돌멘을 원형에 가깝게 재현했다.

청동기 시대 사람들은 왜 돌무덤인 고인돌을 만들었을까? 고인돌을 통해 후손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화순 도곡면 효산리와 대신리에 있는 ‘화순 고인돌 유적지’를 찾아 선사(先史)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화순은 강화도, 고창과 함께 세계적인 고인돌의 유적을 품고 있다.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 양식으로 선돌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거석 문화 중 하나다. 고인돌은 우리나라에 3만여 기 이상 분포돼 있는데 전남과 전북을 포함한 한반도 서남 해안 지역에 밀집·분포되어 있다.

화순 고인돌 유적은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을 잇는 야트막한 산들 사이, 보검재 계곡 일대 약 4㎞ 범위 안에 분포해 있다. 모두 596기의 고인돌이 밀집해 있으며 2000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입장료 없이 입구 종합안내소에서 안내를 받은 후 차로 이동하면서 관람할 수 있으며 거점 지역별로 괴바위 고인돌군(47기), 관청바위 고인돌군(190기), 달바위 고인돌군(40기), 핑매바위 고인돌군(133기), 감태바위 고인돌군(140기), 대신리 발굴지(46기) 등으로 나뉜다.

화순 지역 고인돌군은 계곡을 따라 무리를 지어 분포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독특한 입지 환경을 갖고 있다. 또 덮개돌을 채석하던 채석장이 산기슭 곳곳에 보존되어 있을 뿐 아니라 채석하다 중단된 석재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고인돌 축조 과정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효산리에는 지석 등 노출 고인돌 24개, 상석 형태 고인돌 133개, 고인돌 추정 119개, 석실 1개 등 총 277개의 고인돌과 채석장 추정지 7곳이 있다. 대신리에는 지석 등 노출 고인돌 22개, 상석 형태 고인돌 105개, 고인돌 추정 190개, 석실 2개 등 총 319개의 고인돌과 채석장 추정지 1곳이 있다.

이곳의 고인돌들은 기원전 5~6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 상태의 산림 속에 있어 다른 유적보다도 보존 상태가 양호해 고인돌의 기원과 성격, 동북아시아 지역 고인돌의 변천사를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순군 도곡면 세계거석테마파크에 재현된 칠레 이스터섬 모아이석상.
괴바위 고인돌지구는 고양이 형국인 괴바위 고인돌을 중심으로 47기의 고인돌이 밀집 분포되어 있는 곳이다. 괴바위로 불리는 이 고인돌은 원래 5개의 고임돌이 받치고 있는 전형적인 바둑판식 고인돌이며 지형적으로 고양이 자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달바위 고인돌지구는 월곡저수지에서 보검재 방향으로 40여기가 산재되어 분포하고 있다. 가장 큰 달바위 고인돌이 한쪽에 치우쳐 있고 작은 고인돌들이 산비탈을 가로질러 열 지어 있다. 산 중턱의 비탈면에 있는 달바위 고인돌은 길이 556cm, 폭 396cm, 높이 198cm이며 고임돌이 6개 받치고 있는 바둑판식 고인돌이다.

핑매바위 고인돌지구는 춘양 대신리 지동마을에서 보검재로 올라가는 산비탈을 따라 133기가 분포되어 있다. 그 중에서 핑매바위 고인돌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고인돌이다. 길이 7m, 높이 4m, 무게 200t이 넘는 초대형 덮개돌로, 덮개돌의 아랫면을 다듬은 흔적이 뚜렷하고 그 밑에 5개의 고임돌과 일정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돌을 주워 던진다는 의미에서 핑매바위라 이름 붙여졌으며 마고할매 전설, 장군바위 전설 등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특히 고인돌 위 구멍에 왼손으로 돌을 던져 들어가면 시집가고 장가간다는 전설이 전해오기도 한다.

화순군은 ‘고인돌 선사체험장’(도곡면 효산리 156번지·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운영, 월요일 휴관)과 오토캠핑장(도곡면 월곡리 672번지)을 운영중이다. 고인돌 선사체험장에는 청동기 시대 선사인들이 살았던 세장방형 움집, 원형 움집, 망루, 고상가옥등을 갖추고 있어 당시의 농사, 사냥, 어로 생활을 체험해볼 수 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화순=조성수 기자 cs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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