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당재단 인사 파행 … 추진단은 ‘거수기’였다
2022년 02월 08일(화) 21:00
총회 의사록 토론·심의 없어
임원 추천 주체인 추진단 역할
문체부 인사 승인절차에 그쳐

아시아문화전당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문화전당재단 인사 파행과 관련 재단 설립과 임원 추천의 주체가 돼야 할 설립추진단(추진단)이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그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내정한 인사들이 형식적 절차를 거쳐 임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추진단에 참여한 위원들과 문화전당재단으로부터 ‘창립총회 의사록’(2022년 1월 10일자)을 전달받은 이병훈 의원실 담당자, 문체부 차관을 면담한 시민단체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해 보면 ‘임원 추천의 실질적 주체인 추진단의 역할은 문체부가 제시한 임원들에 대한 승인절차를 밟는 과정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문체부는 재단 인사 파행 관련 의혹이 일자 참고자료를 통해 “임원 임명절차는 ‘아특법’ 부칙 제2조에 따라 관련 법령상 절차를 준수하여 추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문화전당재단 설립 절차’는 추진단이 정관 작성, 정관에 의거한 임원 추천을 하기로 명시돼 있다. 다시 말해 추진단은 임원 선임에 있어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구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추진단에 참여했던 모 위원은 8일 “창립총회가 열린 지난달 10일 임원진에 대한 간단한 약력만을 제공받았을 뿐 이들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나 심의는 없었다”며 “이전의 설립 관련 회의에서도 신임 이사장과 사장 등 임원 추천에 관한 얘기는 오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추진단은 아시아문화원 직원들의 고용승계 등에 대한 회의를 주로 했다”며 “임원 추천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문화전당으로부터 ‘창립총회 의사록’을 전달받은 이병훈 의원실 담당자도 “회의록에는 임원들의 약력이나 특성을 설명하는 어떤 정보도 회의자료로 제공되지 않았고 구두로 설명한 기록이라든지 위원들의 의견이 오고간 기록이 전혀 없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록에는 “‘정관(안)’, 이사장·사장·이사·감사 등의 명단이 기재된 ‘이사·감사 선임(안)’, ‘이사회 운영규정(안)’, ‘직제규정(안)’, ‘인사규정(안)’, ‘보수규정(안)’, ‘회계규정(안)’과,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은 ‘이사회소집통보서’와 내용 없이 날인만 하게 돼 있는 ‘이사회 의사록’ 양식, ‘서면결의서’ 양식 등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문체부가 창립총회 당일 추진단에게 임원들의 약력 등을 담은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추진단은 이를 토대로 임원 선임에 동의하는 형식을 취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문체부 제1차관을 면담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정상화를위한시민연대’ 관계자도 이와 유사한 답변을 했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문체부가 창립총회 당일 추진단에 신임 경영진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했으며 추진단이 선임에 동의했기에 정상적인 추천 절차로 이해한다는 뜻을 시민단체에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문체부 관계자는 “문화전당재단은 아특법 개정안에 따라 신설된 법인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했고 광주지역 문화계와 광주시 등의 추천을 받아 인선했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 지역 국회의원, 조성지원포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아시아문화전당운영정상화를 위한 시민협의체는 지난 7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임명된 당사자들에게 ‘현명한 처신’을 당부했다. 시민협의체는 “공정해야 할 인사에 스스로 불공정을 조장해 시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광주시민 전체 명예에 심각한 손상을 준 이번 당사자들은 더 이상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시민 의사를 받아들여 현명하게 처신해주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