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달러 쾌척’ 박서보 화백, 전 세계 러브콜…한국 단색화 거장
2022년 02월 07일(월) 21:40
‘광주비엔날레 예술상’ 제정
지난해 경매 낙찰액 196억원
고향 경북 예천에 미술관 건립

지난 2021년 9월 서울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 참석,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박서보 화백. /연합뉴스

“일평생 그림을 그려온 선배이자, 예술가라는 동료로서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92)이 17일 (재)광주비엔날레 재단(이하 재단)에 ‘광주비엔날레 박서보예술상’ 상금 100만달러를 쾌척했다. 재단은 박 화백이 기탁한 재원으로 설립된 기지문화재단과 함께 내년부터 2042년까지 ‘광주비엔날레 박서보예술상’ 운영한다. 매 회 심사를 거쳐 수상자 1인(팀)에게 10만달러를 지급하게 된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한국 현대미술을 견인한 박 화백은 ‘단색화의 거장’으로 불리며 수행하듯 반복해서 선을 긋는 ‘묘법’ 연작으로 이름을 알렸다. 1956년 반국전 선언의 주역으로, 1957년 국내 최초의 앵포르멜 작가로 한국 현대미술사에 각인된 그는 1970년대 이후로는 단색화의 기수로 독보적인 화업을 일궈왔다. 또 홍익대 미술대학 학장을 지내고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자이자 행정가로도 한국 현대미술계에 이름을 남겼다.

지난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의 제목이 ‘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였던 것처럼 그의 전 생애는 과감한 시도와 도전으로 이어졌다. 그의 대표작인 ‘점묘’ 시리즈는 둘째 아이가 어릴 때 글자를 쓰려다 맘대로 되지 않자 연필로 마구 선을 그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시작했다. 캔버스에 유백색 물감을 칠하고 연필로 긋기를 반복한 연필 묘법, 한지와 색채를 재발견한 중기 지그재그 묘법, 손의 흔적이 제거되고 깊고 풍부한 색감이 강조된 후기 색채묘법 등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이다.

2021년에는 런던 화이트큐브에서 회고전이 열렸으며 파리 퐁피두 센터, 미국 MOMA,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등 세계 유수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박 화백의 작품은 경매에서도 상한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낙찰 총액 196억원(222점)을 기록했으며 국내 최고 낙찰 기록은 11억원, 해외는 2018년 소더비 홍콩경매에서 기록한 19억4000만원이다.

박 화백은 또 지난해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금관 문화훈장을 받았으며 고향 경북예천에는 오는 2025년, ‘박서보 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019년 설립된 ‘기지재단’은 활동의 거점이라는 의미와 상황에 대응하는 지혜와 기개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재단은 청년들의 장르를 불문한 새로운 창작활동에 주목하고 세계를 각성시키는 건강한 대립 항으로써 기성이 아닌 신진, 오버가 아닌 언더그라운드, 메인이 아닌 서브컬처를 후원한다. 또 다양성이 살아있는 지역 공동체와 그 성원의 문화 소양은 문화융성의 토대임을 인지하고 경제 가치보다 예술성과 문화 가치를 좇는 지역 커뮤니티를 후원한다.

한편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광주비엔날레 눈(Noon) 예술상’이 지난 2016년 이후로 중단됨에 따라 이번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수준높은 전시화 함께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을 높이는 상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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