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의 나라
2022년 01월 25일(화) 05:00 가가
외국인의 시각에서 보자면 생소한 한국문화와 행동양식이 있다. 우선 나이 계산법이 다르다. 한국은 태어나자마자 한 살인데 서양기준으로 따지면 0살이다. 산후조리를 하는 산모(産母)에게 미역국을 끓여주고, 생일날 미역국을 먹는 문화도 이채롭다. 우리는 처음 만난 이도 나이를 물어 형인지, 동생인지를 따진다. 아마도 유교전통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처음 만났을 때 나이를 묻는 것은 결례이다.
동·서양간에 바디 랭귀지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우리가 외국인에게 무심히 가운데 손가락으로 손짓을 한다면 상대는 외설적인 욕으로 받아들인다. 우리가 당연시하는 문화도 반대로 생각하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연인이나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고, 음식을 상대방에게 덜어주거나 직접 입에 넣어주는 것 같은 문화다.
그렇다면 한국문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얼마 전 화제를 모은 ‘코로나 19’ 치료를 받는 93세 치매 할머니를 돌보는 간호사가 화투를 하며 말동무를 해주고 있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는 최근 펴낸 K-컬처 가이드북 ‘Land of Squid Game’(오징어게임이 탄생한 나라)에서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돌보고자 하는 ‘인정’의 마음이 우러나와 행동한 것”이라며 “정(情)은 한국문화에서 모든 관계의 핵심을 이룬다”고 강조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연출 황동혁)에서도 ‘깐부’(피를 나눈 형제처럼 가까운 친구)와 게임에서 제외되는 사람에게 다시 뛸 기회를 주는 ‘깍두기’를 통해 한국문화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다.
요즘 한국에서 제작된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K-컬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BTS를 비롯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이번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해외의 인기를 실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 강국론’을 주창한 백범 김구 선생의 바람이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연출 황동혁)에서도 ‘깐부’(피를 나눈 형제처럼 가까운 친구)와 게임에서 제외되는 사람에게 다시 뛸 기회를 주는 ‘깍두기’를 통해 한국문화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다.
요즘 한국에서 제작된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K-컬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BTS를 비롯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이번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해외의 인기를 실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 강국론’을 주창한 백범 김구 선생의 바람이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