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마비’ 최석·작가 조정래…순천의 인물들
2022년 01월 11일(화) 19:50 가가
문학평론가 장병호 수필가
‘순천의 인물 100인’ 펴내
정치·문화·교육 등 5개 분야
유형별 나눠 생애·활동상 그려
‘순천의 인물 100인’ 펴내
정치·문화·교육 등 5개 분야
유형별 나눠 생애·활동상 그려
팔마비 주인공 최석 부사, 낙안읍성 수호신 임경업, 마라토너 남승룡, 소리꾼 박초월,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
위 인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순천이 낳은, 순천이 자랑하는 인물들이다. 흔히 “순천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틀린 얘기가 아니다. 원래 이 말은 “여수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말고 벌교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고 순천에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마라”는 표현과 함께 쓰인다. 지역의 자부심과 특성을 담고 있는 말로 부정적 측면이 아닌 그 나름의 특성과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순천에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내세울 인물들이 많다. 위에 거론한 이들 외에도 순천부사로 이순신을 보좌했던 권준, 동심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정채봉 작가, 근대 어류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정문기 등도 있다.
순천의 인물을 다룬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문학평론가인 장병호 수필가가 펴낸 ‘순천의 인물 100인’(해드림출판사·사진)은 우리 역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순천인’에 대한 기록이다. 장 작가는 지금까지 수필집 ‘코스모스를 기다리며’와 평론집 ‘척박한 시대와 문학의 힘’ 등을 펴냈다.
전화 인터뷰에서 장 작가는 “원래 고향은 장흥이지만 순천에 와 30년 넘게 살다보니 제2고향이 됐다”며 “흔히 ‘순천에 와서 인물 자랑하지 마라’는 말을 하는데 막상 대표 인물을 물어보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이유다. 지난 2018년 교직에서 퇴직을 했던 그는 본격적으로 순천 인물에 대한 책을 써보자는 결심을 하고, 마침내 4년 여만에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한가지 의문은 어디까지 ‘순천인’으로 기준을 정하느냐라는 문제였다.
“일단 순천에서 태어나는 것이 첫 번째지요. 혹 순천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순천에 와서 살았던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가 명확한 기준입니다. 다시 말해 지역사회 발전에 어느 정도 이바지하거나 후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순천인’이라 할 수 있죠.”
그렇게 해서 인물들이 선정됐다. 이름의 가나다순이나 연대순보다는 유형별로 나누었다. 정치, 애국, 문화, 예술, 교육 등 다섯 분야로 구분했고 해당 항목에서는 연대순으로 배열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알리고 싶은 사람을 물었더니 그는 팔마비의 주인공 최석 부사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고려시대 승평부에서는 수령이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고을에서 말 여덟필을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러나 최석은 승평 수령으로 있을 때 암말이 낳은 새끼까지 돌려보냈다. 그 후로 말을 바치던 폐단이 사라졌고 고을에서는 1308년 팔마비를 세워 최석의 덕을 칭송했다.
낙안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임경업 장군 비각에서 당산제를 올린다. 임경업은 낙안 사람들에게 수호신으로 추앙받는다. 장 작가는 “임경업 장군이 낙안군수로 부임해 낙안읍성을 견고하게 보수했다”며 “하룻밤에 쌓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것은 그만큼 그의 능력이 뛰어났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물론 임진왜란 때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돼 순천에 들러 수군 재건의 의지를 다졌던 이순신의 행적은 역사에 조금만 관심있는 이들이면 아는 사실이다. 이밖에 거북선 돌격대장으로 용맹을 떨친 박이량과 이기남, 향교 유생으로 국토수호에 몸을 바친 성응지 등도 순천이 낳은 인물이다.
문화예술인들도 순천 출신이 많다. 순천부사로 재임하며 신증승평지를 편찬한 홍중징,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조선어사전 편찬 사업에 참여했던 김양수, 순천의 옛 인물의 면모와 일화를 담은 ‘강남악부’를 펴낸 조현범 등도 있다.
또한 순천의 아들로 세계적인 마라토너인 남승룡과 ‘태백산맥’의 작가로 선암사에서 출생한 조정래, 한국 현대문학에 감수성 혁명을 일으켰던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도 순천이 낳은 인물이다.
이밖에 순천에 교회와 학교, 병원을 세워 복음의 씨앗을 뿌린 변요한, 법복에서 승복으로 갈아입고 불교사에 큰 획을 그은 효봉스님, 순천이 교육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학교를 설립했던 김종익, ‘뿌리 깊은 나무’ 등을 발행해 전통문화 보전에 앞장섰던 한창기 등도 순천이 자랑하는 인물이다.
“여러 인물의 생애를 살피면서 ‘인물이 곧 역사’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물을 안다는 것은 곧 그가 살았던 고장의 역사를 공부하는 일이지요. 누구나 발을 딛고 선 땅과 숨을 같이 쉴 수밖에 없는 까닭이죠.”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위 인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순천이 낳은, 순천이 자랑하는 인물들이다. 흔히 “순천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틀린 얘기가 아니다. 원래 이 말은 “여수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말고 벌교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고 순천에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마라”는 표현과 함께 쓰인다. 지역의 자부심과 특성을 담고 있는 말로 부정적 측면이 아닌 그 나름의 특성과 의미를 담고 있다.
![]() ![]() |
그가 이번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이유다. 지난 2018년 교직에서 퇴직을 했던 그는 본격적으로 순천 인물에 대한 책을 써보자는 결심을 하고, 마침내 4년 여만에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한가지 의문은 어디까지 ‘순천인’으로 기준을 정하느냐라는 문제였다.
“일단 순천에서 태어나는 것이 첫 번째지요. 혹 순천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순천에 와서 살았던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가 명확한 기준입니다. 다시 말해 지역사회 발전에 어느 정도 이바지하거나 후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순천인’이라 할 수 있죠.”
그렇게 해서 인물들이 선정됐다. 이름의 가나다순이나 연대순보다는 유형별로 나누었다. 정치, 애국, 문화, 예술, 교육 등 다섯 분야로 구분했고 해당 항목에서는 연대순으로 배열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알리고 싶은 사람을 물었더니 그는 팔마비의 주인공 최석 부사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고려시대 승평부에서는 수령이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고을에서 말 여덟필을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러나 최석은 승평 수령으로 있을 때 암말이 낳은 새끼까지 돌려보냈다. 그 후로 말을 바치던 폐단이 사라졌고 고을에서는 1308년 팔마비를 세워 최석의 덕을 칭송했다.
낙안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임경업 장군 비각에서 당산제를 올린다. 임경업은 낙안 사람들에게 수호신으로 추앙받는다. 장 작가는 “임경업 장군이 낙안군수로 부임해 낙안읍성을 견고하게 보수했다”며 “하룻밤에 쌓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것은 그만큼 그의 능력이 뛰어났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물론 임진왜란 때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돼 순천에 들러 수군 재건의 의지를 다졌던 이순신의 행적은 역사에 조금만 관심있는 이들이면 아는 사실이다. 이밖에 거북선 돌격대장으로 용맹을 떨친 박이량과 이기남, 향교 유생으로 국토수호에 몸을 바친 성응지 등도 순천이 낳은 인물이다.
문화예술인들도 순천 출신이 많다. 순천부사로 재임하며 신증승평지를 편찬한 홍중징,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조선어사전 편찬 사업에 참여했던 김양수, 순천의 옛 인물의 면모와 일화를 담은 ‘강남악부’를 펴낸 조현범 등도 있다.
또한 순천의 아들로 세계적인 마라토너인 남승룡과 ‘태백산맥’의 작가로 선암사에서 출생한 조정래, 한국 현대문학에 감수성 혁명을 일으켰던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도 순천이 낳은 인물이다.
이밖에 순천에 교회와 학교, 병원을 세워 복음의 씨앗을 뿌린 변요한, 법복에서 승복으로 갈아입고 불교사에 큰 획을 그은 효봉스님, 순천이 교육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학교를 설립했던 김종익, ‘뿌리 깊은 나무’ 등을 발행해 전통문화 보전에 앞장섰던 한창기 등도 순천이 자랑하는 인물이다.
“여러 인물의 생애를 살피면서 ‘인물이 곧 역사’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물을 안다는 것은 곧 그가 살았던 고장의 역사를 공부하는 일이지요. 누구나 발을 딛고 선 땅과 숨을 같이 쉴 수밖에 없는 까닭이죠.”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