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역할론
2021년 11월 23일(화) 00:00 가가
국민의힘이 최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 체제를 구성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진영을 넘나들며 선거 사령탑을 맡아 몇 차례 승리를 이끄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아 왔다. 그의 별명이 ‘여의도 차르(러시아 황제)’라는 점은 이를 반영한다.
여기에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후보의 정책 공약 방향 설정에 나선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지냈던 김한길 전 의원도 선대위 새시대준비위원장을 맡아 중도 및 외연 확장에 나선다.
청년 바람을 일으킨 국민의힘 사령탑 이준석 대표 역시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20~30세대의 지지를 책임진다. 이들이 각자의 개성을 뛰어넘어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적 합(合)을 맞춘다면 국민의힘 선대위는 사실상 ‘드림팀’이 될 전망이다.
반면 지난 2일 원팀의 기치 아래 169명 소속 의원 전체를 포함하는 ‘공룡 선대위’를 출범시켰던 더불어민주당은 엊그제 이재명 후보에게 선대위 쇄신의 전권을 위임했다. 출범 한 달도 못 돼 선대위가 사실상 수술대에 오른 셈이다. 이 같은 극약 처방의 배경으로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선대위가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대선 패배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여권의 위기 국면이 계속되면서 ‘이낙연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애매한 당헌·당규로 결선투표가 좌절돼 대선 티켓을 놓친 이 전 대표의 헌신으로부터 민주당의 새로운 출발이 시작되야 한다는 것이다. 민심은 공감에 움직이고 공감은 헌신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물론 쓰라린 패배를 맛본 이전 대표에게는 과도한 요구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정권 재창출 깃발을 들고 시대를 위한 헌신에 나서야 민주당 의원들의 하방(下放)에도, 선대위의 쇄신에도, 진정성이 실릴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광주·전남에서부터 ‘이재명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그의 헌신은 대선 승패를 떠나 한국 정치와 호남 정치의 품격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지러운 대선 국면에서 신선한 감동을 가져올 그의 결단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청년 바람을 일으킨 국민의힘 사령탑 이준석 대표 역시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20~30세대의 지지를 책임진다. 이들이 각자의 개성을 뛰어넘어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적 합(合)을 맞춘다면 국민의힘 선대위는 사실상 ‘드림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가 정권 재창출 깃발을 들고 시대를 위한 헌신에 나서야 민주당 의원들의 하방(下放)에도, 선대위의 쇄신에도, 진정성이 실릴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광주·전남에서부터 ‘이재명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그의 헌신은 대선 승패를 떠나 한국 정치와 호남 정치의 품격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지러운 대선 국면에서 신선한 감동을 가져올 그의 결단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