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선택이 국가의 흥망을 가른다-김용하 시인·전 광주 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
2021년 11월 16일(화) 01:30

김용하 시인·전 광주 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가 확정되어, 국가와 민족의 흥망이 달려 있는 중차대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국민은 개인의 정치적 신념과 판단에 따라 정당에 지지를 보낸다. 한편으로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서 판단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국민은 주체적인 판단으로 선거권을 행사하는 막중한 책무를 감당해야 한다. 여기에는 우리가 추구해 온 자유민주 공동체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국리민복과 평화의 대동세상을 만들기 위한 역사적 과업을 실천한다는 공감대가 포함돼 있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과옥조같이 새겨야 할 말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다. 굳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회자되는 말이지만 정작 실천되지 않고 있어 다시 음미하게 된다. 남의 지도자가 되려는 자에게 더 할 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 바로 수신(修身)이다.

자신의 허물과 단점을 고치지 않고 어떻게 남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공감을 바탕으로 한 협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수천만 국민의 생존과 미래를 영도해 나갈 수 있겠는가? 또한 사회의 가장 기초 단위가 되는 자기 가정을 바르게 세우지 못하고, 가족 구성원 간의 온갖 불목이나 비리로 비난을 받으면서 어떻게 모범을 보이고 나라를 이끌 수 있겠는가? 마치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며,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를 밝히는 격이다. 이런 리더를 그 누가 승복하고 따르겠는가?

또한 공자는 정자정야(政者正也)라 표현했다. 정치는 바로 잡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는 자신이 바로 서지 않고는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함의를 가진 말이다. 옛날 속담이나 격언이 진부한 것 같지만 사실과 표현이 정말로 잘 맞아 떨어지면서 정곡을 찌르는 촌철살인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

우리 국민은 참 불행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필이면 그 많은 정치인들 중에서 여야의 대선 후보들이 대형 사건에 연루되어 사실 여부를 밝히는 과정에 있거나, 가족들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과거 대통령을 지낸 분이 둘이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나라, 서거한 전직 대통령이나 생존해 있는 대통령에 대한 예우 문제로 여론이 엇갈리는 나라, 역대 대통령들이 가족이나 자녀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던 역사가 비일비재한 나라.

임기말에는 번번이 대통령 자신을 비롯해 자녀·친인척·측근들의 비리 부정으로 온 국민이 스트레스를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후보 시절부터 온갖 사건과 의혹 속에 출발하고 그중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처지이니 참 기가 막히는 현실이다. 선임자들이 어떻게 잘못을 저지르고, 국민의 지탄을 받았는가를 눈으로 목격하고서도 어찌 이렇게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는가?

요사이 대선 주자들은 각기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온갖 정책을 소나기 퍼붓듯 쏟아 내고 있다. 이제 공은 국민에게 넘어왔다. 일단 표를 얻고 보자는 심리로 경쟁을 하는 이중적인 인물은 없는가? 달콤한 립서비스에 속지 말자. 국민 개개인이 각성해야 한다. 나라의 흥망은 결국은 내 책임이다.

각 정당에서 추천한 인물들과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사람들 중에서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사심 없이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는 도덕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각 정당에서 내세운 이념과 정책, 공약이 정말 실현 가능성이 있고, 복잡다단한 국제관계 속에서 자유민주국가의 이념과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국가 안보관 및 국리민복의 바탕에서 시작되는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이 부화뇌동하지 않는 역사관과 주체성을 갖고, 자율과 합리성을 발휘하여, 민주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국민 개개인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