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사업’과 노사 상생 문화-김해경 남부대 초빙교수
2021년 11월 12일(금) 05:30 가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 1호차인 캐스퍼가 대박이 났다. 출시 보름 만에 4만 대를 넘겼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위탁 주문하고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수탁 생산하는 경형 SUV이다. GGM은 광주시(지분율 21%)와 현대차(19%), 광주은행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자동차 생산 합작법인이다.
7년 전 처음 이 사업을 논의하기 시작할 때를 떠올려보자. 광주의 청년 고용률은 35.0%(2016년 기준)로 전국 최하위권이었다. ‘광주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자’며 노·사·민·정이 대화를 거듭한 끝에 임금을 낮춰 기업을 유인하되, 광주시와 정부가 노동자 복지를 지원해 실질 임금을 높이는 방식이 제안된 배경이다.
현대차 노조가 “자동차산업 노동자를 사지로 모는 광주형 일자리를 총력 투쟁으로 막아서겠다”고 결의했을 만큼 수많은 갈등이 있었다. 논의 5년 만에 광주시와 현대차는 신규 법인 투자협정서를 체결했으나 공장이 만들어지고 인력이 투입되는 데까지 또 다시 2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올해 4월 29일에 공장을 준공했고, 9월 14일 첫 완제품을 세상에 내놨다.
전국 최초 지자체 주도 사회통합형 일자리 모델이자 대한민국 1호 상생형 지역 일자리, 23년 만의 국내 자동차 공장 완공 등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반신반의하며 지켜보던 광주시민 모두가 환호성을 외쳤다. 이제 더 한 발자국 나아가 향후 발생될 수 있는 경영 리스크를 예견하고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첫째, GGM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3500만 원(주 44시간 기준)을 ‘적정 임금’으로 한다. 현대차 생산직 평균 연봉(8800만 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더군다나 호봉제가 아닌 직무급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연차가 오른다고 연봉이 오르는 일이 없고, 상위 직무로 이동해야만 임금 인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노동자 직무 분석과 평가와 인사, 성과급 지급 결정 등은 모두 사용자 권한이다. 내년에 도입하겠다는 직능급도 사용자가 노동자를 개별적으로 평가하고 배치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기아의 경차를 생산하는 동희오토 직원의 평균 연봉도 현대차의 절반 수준이니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적정 임금에 대한 연구 용역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이유다.
둘째, ‘반값 임금’을 보완해 주는 ‘사회 임금’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광주형 일자리를 위한 특별 공급 공공주택은 2029년에 완공될 전망이고, 산업단지 캠퍼스와 기업 연구관은 물론 직장어린이집, 체육관 등도 아직 건립 중이다. 광주시의 더딘 행정에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셋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기존 강성 노조가 장악한 한국 자동차산업에 변화의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노사 갈등을 유발하는 임금·단체 협상을 5년간 유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5년 후에도 노조 결성 없이 ‘적정 임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사회적 대화의 첫 결실인 GGM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제2, 3의 광주형 일자리의 창출이 가능하다. GGM 공장은 차체 설비와 조립 설비를 100% 국산화해 다양한 차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마트 공장 설비까지 갖춰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캐스퍼 대박에 만족하지 말고 전기차·자율 주행차 등 미래차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자.
무엇보다 GGM 생산직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28.8살이다. 울산 현대차 생산직 노동자의 평균 연령(2013년 기준 46살)보다 훨씬 젊다. MZ세대들은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다. ‘회사가 잘되면 그만큼 보상이 있을 것’이라 믿기에 그들이 반값 임금에도 최선을 다하는 이유다. GGM이 공정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광주시는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연구 용역을 통해 적정 임금을 수정하고, 주거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행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노동이사제 등을 도입하여 5년 후 예상되는 노사 갈등을 예방할 수도 있다. 이제는 ‘광주형 일자리’를 넘어 ‘광주형 노사 상생 문화’를 만들자. 그리하여 많은 기업들이 광주에서 대한민국을 이끌도록 하자
현대차 노조가 “자동차산업 노동자를 사지로 모는 광주형 일자리를 총력 투쟁으로 막아서겠다”고 결의했을 만큼 수많은 갈등이 있었다. 논의 5년 만에 광주시와 현대차는 신규 법인 투자협정서를 체결했으나 공장이 만들어지고 인력이 투입되는 데까지 또 다시 2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올해 4월 29일에 공장을 준공했고, 9월 14일 첫 완제품을 세상에 내놨다.
둘째, ‘반값 임금’을 보완해 주는 ‘사회 임금’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광주형 일자리를 위한 특별 공급 공공주택은 2029년에 완공될 전망이고, 산업단지 캠퍼스와 기업 연구관은 물론 직장어린이집, 체육관 등도 아직 건립 중이다. 광주시의 더딘 행정에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셋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기존 강성 노조가 장악한 한국 자동차산업에 변화의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노사 갈등을 유발하는 임금·단체 협상을 5년간 유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5년 후에도 노조 결성 없이 ‘적정 임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사회적 대화의 첫 결실인 GGM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제2, 3의 광주형 일자리의 창출이 가능하다. GGM 공장은 차체 설비와 조립 설비를 100% 국산화해 다양한 차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마트 공장 설비까지 갖춰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캐스퍼 대박에 만족하지 말고 전기차·자율 주행차 등 미래차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자.
무엇보다 GGM 생산직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28.8살이다. 울산 현대차 생산직 노동자의 평균 연령(2013년 기준 46살)보다 훨씬 젊다. MZ세대들은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다. ‘회사가 잘되면 그만큼 보상이 있을 것’이라 믿기에 그들이 반값 임금에도 최선을 다하는 이유다. GGM이 공정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광주시는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연구 용역을 통해 적정 임금을 수정하고, 주거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행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노동이사제 등을 도입하여 5년 후 예상되는 노사 갈등을 예방할 수도 있다. 이제는 ‘광주형 일자리’를 넘어 ‘광주형 노사 상생 문화’를 만들자. 그리하여 많은 기업들이 광주에서 대한민국을 이끌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