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폐업
2021년 11월 01일(월) 02:30 가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던 상가 인테리어 철거 현장이 요즘엔 자주 보인다. 아침저녁으로 도심 번화가를 걷다 보면 철거 작업자들이 가게 내부를 뜯어내 폐기물 처리함에 집어넣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막 시작되던 때 인테리어 공사까지 새로 하며 신장개업을 했던 한 음식점은 지난 2년 내내 거의 가게를 열지 못하더니 급기야 한 달 전 폐업을 했다. 서너 평짜리 크지 않은 규모여서 ‘없는 돈을 짜내어’ 오픈한 생계형 매장이 분명해보였는데 ‘초라하게 뜯겨나가는’ 가게를 지켜보며 속을 태울 주인장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인근에 또 다른 프랜차이즈 매장도 1년여 전 제법 큰 규모로 시작을 하기에 “브랜드도 있고 하니 잘 될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했었다. 한데 얼마 전 가게 앞을 지나다 보니 매장 집기를 들어내고 철거하고 있어 먹먹했던 느낌도 생각난다.
동병상련이랄까. 이제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수년간 한 푼 두 푼 애써 모으고, 사정사정해 가며 겨우 대출한 돈마저 날려 버린 우리 이웃들은 지금 어떤 심경일까? 이제 어디에서 생활비를 벌어야 하며, 사랑하는 가족들 부양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시작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나? 누가 이런 나라를 만들었나?”라는 의문이 절로 들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남 탓 하는 건 질색이지만, 아무리 죽을힘을 다해 용을 써도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상황이 나빠지기만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남 탓을 할 수 밖에 없을 터다. 특히, 민생을 챙기려는 정책 경쟁 대신 상대를 향한 비난과 증오로 범벅이 된 막말 경쟁이 기승을 부리는 대통령 선거판을 지켜보면 ‘정말 누구에게 희망을 걸어야 하는지, 희망을 걸 수나 있는 건지’ 한숨만 나올 지경이다.
“정치란 약자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라며 “소외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한숨짓는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그런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이 귓가를 맴도는 요즘이다.
/홍행기 정치부장 redplane@kwangju.co.kr
“정치란 약자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라며 “소외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한숨짓는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그런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이 귓가를 맴도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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